<편집자 주>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19로 인해 골목상권이 위기를 겪고 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어디로 밥 먹으러 가기도 조심스러운 것도 사실이지요. 그래서 동네 식당을 방문해 테이크아웃을 하기로 했습니다. 방역 조건도 준수하고 지역 상권도 활성화하는 윈윈을 기대합니다.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19 확진자를 빗대 ‘확찐자’라는 말이 회자가 됐던 적이 있다. 직장 부하 등에게 함부로 말하면 모욕죄가 성립한다는 법원 판결도 있었다. 하지만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집안 생활이 늘어나면서 살이 찌는 것은 어쩔 수 없나 하는 생각도 든다. 결혼 전 생각하면 나도 몇 ㎏은 쪄버렸고, 남편은 말할 것도 없다. 오늘도 남편의 조름에 치킨을 한 마리 질렀다. 자고 있는 아이를 보며 ‘내일 너 먹을 것을 남겨두었다’는 위로를 해보지만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저녁이 부실했었다면서 마구 먹는 남편을 보면 이런 화상이 따로 없다. 동네 프랜차이즈 매장에서 시킨 치킨인데 오늘 따라 더 달게 느껴지는 것은 기분 탓일까. 배달 대신 직접 가서 구매했다. 집에서 약 1㎞ 떨어진 치킨 브랜드 매장에 전화를 하고 방문포장을 요청했다. 그리고 20분 정도 뒤에 방문해서 픽업했다. 치킨 한 마리와 떡볶이 한 팩 세트를 구매했다. 방문 포장이라 결제할 때 1000원을 할인 받았다. 게다가 서비스라면서 치즈볼 3개를 덤으로 받았다. 텅빈 매장을 보고 있으니 안타까웠다. 각종 운동 경기가 있을 때 사람들이 모여서 치맥을 즐기던 매장이지만,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홀에서 식사는 원천 금지됐다. 치킨에 맥주를 한 잔 할까 하다가 참았다. 플레인 탄산수랑 함께 먹었다. 그래도 살은 찌겠지. 우먼스플라워 박종미 기자
며칠 전 코로나19 검사를 했더랍니다. 확진자의 접촉자의 접촉자의 접촉자... 정도 되는데 덜컥 겁이 나더군요. 게다가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라서 적극적인 선제검사를 정부에서 권하고 있어서 아이와 함께 검사를 받았습니다. 다행히 하루만에 음성이 나왔는데 어찌나 반갑던지요. 물론 확진자를 제외한 모든 단계의 지인들은 다행히 음성이 나왔습니다. 만 하루 정도의 자가격리 기간 동안 아이와 함께 집 안에서 생활하면서 밥을 해먹었습니다. 사실 평소에도 대부분의 시간을 집에서 보내지만, 정작 강제적으로 자가격리를 하려니 더 답답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주말까지 아이와 한글 받아쓰기 공부하고, 수학 문제집 풀이를 함께 하였습니다. 가장 힘든 일은 역시 집밥이었습니다. 혼자 먹을 때는 간단히 김치에 먹어도 되는데 아이에게는 세 끼 반찬을 다르게 해주는 것도 꽤 큰 일이었습니다. 간단하게 먹인다고 인스턴트를 먹일 수도 없고 매번 '진상'을 하는 것도 쉽지 않았습니다. 때로는 식사 때 밥을 먹고 싶지 않다고 할 때는 일손이 두 배로 듭니다. 기다렸다가 따로 차려 줘야 하거든요. 하지만 아이와 제가 음성이라는 것에 감사하면서 오늘도 집밥을 차렸습니다. 눈치가 보이는지 남편은 출근하는 날에는 회사에서 저녁을 먹고 오겠다 하더군요. 1인용 칸막이가 있는 구내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오는 것이 간편하다는 생각이 들었나 봅니다. 우먼스플라워 박종미 기자
류경기 중랑구청장 페이스북에 따뜻한 글 한 편이 소개됐습니다. 한 초등학생이 자신의 용돈을 모아 어린이용 마스크 50매를 구매해 구청을 통해 기부한 것인데요. 마스크가 필요한 사람에게 전달해달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이에 구청장이 직접 답장을 해주는 한편, 이 어린이의 마음을 칭찬하는 글을 올렸습니다. 어린이의 마음을 보면서, 나 스스로가 코로나19 시국에 남을 얼마나 배려하고 있는가 하고 생각해 보았습니다. 방역수칙이나 사회적 거리두기는 잘 지키고 있는가, 기침이 나오면 마스크 앞에 팔을 가려서 혹시 모르는 침방울 전파를 막으려 하고 있는가, 혹시 무의식적으로 마스크를 내리지는 않는가 등입니다. 물론 지금 이 순간에도 남을 위해 희생하는 고귀한 손길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의료진 여러분들인데요. 수도권 코로나19 확산세에 수천명의 간호사 선생님들께서 자원하셨다고 하죠. 감사합니다. 또한 어려움을 참고, 거리두기 3단계를 해서라도 참고 이겨내자는 말까지 나옵니다. 시민들의 동참과 인내가 없이는 해결될 수 없는 일입니다. 안타까운 일도 있습니다. 오늘 정세균 국무총리는 연말을 맞아 호텔과 펜션을 예약하는 젊은이들이 많다면서 우려를 표했습니다. 조금만 더 참읍시다. 우리의 희생과 인내가 모이면 이 코로나19 시국을 빨리 끝낼 수 있을겁니다. 우먼스플라워 박종미 기자
코로나19 환자가 폭증했습니다. 질병관리청 집계에 따르면 11일 하루 동안 국내 지역감염 928명, 해외 유입 22명 등 950명이 신규 확진자로 확인됐습니다. 누적 확진자도 4만1736명으로 늘었습니다. 솔직히 지칩니다. 그동안 많은 국민들이 코로나19 방역과 사회적 거리두기에 동참해왔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는 잠잠할 기색이 없고, 오히려 3차 확산으로 확진자가 급격히 늘고 있습니다. 어제 저녁 인터넷 기사를 통해 최소 800명이 넘었다는 보도를 접했을 때, 울고 싶었습니다. 내년에 학교에 가는 아이는 계속 화상수업에 의지해야 하는 것일까요. 친구들과 학교에서 자유롭게 뛰어노는 즐거움은 언제쯤 우리 아이들에게 허락될까요. 그럴 때일수록 참고 방역수칙을 잘 지키는 것이 해답입니다. 독자님들도 연말까지 꾹 참고 이 코로나19 시국을 이겨냈으면 합니다. 저도 집 앞 커피숍에서 커피 한 잔 사와서 집에서 마시는 것으로 외출의 아쉬움을 달래보겠습니다. 우먼스플라워 박종미 기자
<편집자 주>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19로 인해 골목상권이 위기를 겪고 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어디로 밥 먹으러 가기도 조심스러운 것도 사실이지요. 그래서 동네 식당을 방문해 테이크아웃을 하기로 했습니다. 방역 조건도 준수하고 지역 상권도 활성화하는 윈윈을 기대합니다. 코로나19 사태가 가속화되고 있다. 9일 현재 코로나19 일일 확진자는 686명. 그 마저도 늘어난다는 보도가 귀를 때린다. 문득 샐러드가 먹고 싶었다. 동네 카페로 차를 몰고 갔다. 신선하고 아삭한 양상추가 기억나는 집이었다. 오늘 구매한 것은 음료 한 잔과 샐러드 2개, 샌드위치 1개. 카드로 2만6300원을 지불했다. 샐러드는 콥샐러드와 치킨샐러드를 시켰다. 점심에 하나, 저녁에 하나 먹는 식이다. 콥샐러드는 아보카도와 치즈, 옥수수, 토마토, 삶은 달걀, 올리브 등이 들어있다. 오늘은 브로콜리가 없어서 그 대신 키위를 넣었다고 점원이 설명해 주었는데 은근히 맛이 좋았다. 발사믹 소스를 잔뜩 뿌려먹은 것은 그 시큼함이 그리워서인지 무언가 변화가 필요한 내 마음을 위한 것인지 모르겠다. 다른 샐러드는 치킨샐러드였다. 치킨샐러드 안에 반숙보다 조금 더 익힌 삶은 달걀의 식감이 맛이 좋았다. 닭가슴살은 너무 담백해서 살이 빠지는 것 아닌가 하는 착각도 살짝 들었다. 코로나 때문에 사람들이 ‘방콕’을 너무 많이 해서 살이 찌고 있다는 통계를 어디서 본 것 같다. 음료는 아이스초코 하나를 시켰다. 늘 따뜻한 라떼 한 잔을 시켜왔는데 최근에 라떼 두 잔을 사서 차에 실었다가 언덕을 올라가면서 엎어지는 바람에, 세차비가 몇 만원이 나왔다. 이 때문에 라떼가 갑자기 싫어졌다. 카페에서 간단하게 한 잔 먹고 오면 될 일인데, 무엇때문에 이 유난을 떠나 싶기도 하다. 리코타치즈 샌드위치는 가게의 대표 메뉴라고 한다. 직접 만든 수제 치즈가 맛이 상큼하다. 샌드위치에 토마토가 두툼하게 썰어져 있는 것이 좋은데 남편은 편식이 심해 빼놓기 일쑤다. 그냥 혼자 먹었다. 우먼스플라워 박종미 기자
아이가 내년에 초등학교에 갑니다. 집에서는 금지옥엽처럼 키워왔지만, 새로운 세계에 간다고 생각하니 벌써부터 겁이 나네요. 물론 새 학교에서 훌륭한 선생님과 좋은 친구들을 만나 새로운 즐거움을 느끼게 된다는 사실은 좋은 일이지만요. 아이 학교를 준비하면서 걱정되는 점도 있습니다. 바로 코로나19인데요. 최근 들어 코로나19 때문에 학교에서 일부만 등교를 하고 또 화상수업을 한다는 소식이 들려오니, 저희 아이에게도 현실이 되겠구나 싶어 벌써부터 걱정으로 다가옵니다. 한글은 제대로 깨칠 수 있을까, 받아쓰기는 잘 배울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듭니다. 다음달에는 취학통지서를 받게 되겠지요. 며칠 남지 않았습니다. 결혼 전에는 아이가 학교에 가면 다 키웠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까 했는데, 막상 학부모가 되어 보니 아직도 아기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이 아이도 쑥쑥 자라고 제 품을 떠나 어엿한 성인으로 성장하겠지요. 한 해를 마무리하는 12월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사흘 뒤 치를 수능을 보는 수험생들도 최선을 다해 좋은 결과를 얻기를 바랍니다. 또 겨울방학을 기다리고 있을 학생들에게도 끝까지 힘내라는 의미에서 박수를 보냅니다. 초유의 코로나19로 온 국민이 고통받은 한 해였지만, 우리는 잘 이겨낼 수 있을 것입니다. 아이가 성인이 되면, 2020년의 힘들었던 사회적 거리두기의 추억에 대해 이야기 할 수 있겠지요. 그 때 부끄럽지 않기 위해서라도 방역수칙을 다시 한 번 잘 지키려고 합니다. 독자 여러분도 힘내십시오. 우먼스플라워 박종미 기자
정은혜 전 국회의원이 교육자가 됐다. 정 전 의원은 1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국민대 혁신기업연구센터 전임연구교수가 된 사실을 공개했다. 이어 문자메시지를 통해 지인들에게 부임 사실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스타그램에 올린 글에서 정 전 의원은 “지난 20대 국회에서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 속해 미래 먹거리인 디지털경제와 스타트업 성장을 위해 노력했으나, 짧은 임기에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면서 “이번 기회를 통해 대한민국이 글로벌 혁신기업 육성으로 디지털 강국이 되어 세계를 주도할 수 있는 방안 연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정 전 의원은 하버드대 석사 출신의 청년 정치인으로 지난 20대 국회에서 비례대표로 활동한바 있다. 우먼스플라워 박종미 기자
오랜만에 남편과 아이, 동생과 함께 속리산을 찾았습니다. 코로나19 이후 동네 외에는 거의 간 적이 없었는데, 이러다가 영원히 못 갈 것 같더군요. 거리두기 등 방역 수칙을 지키면서 교외를 갈 곳을 찾아보니 산 외에는 뾰족한 수가 없었습니다. 조카를 위해 기꺼이 동반해 준 동생이 고맙기만 합니다. 아이와 놀아주는 것을 도맡아 하는 동생의 모습에 내심 미안하기도 한데, 못 이기는 척 두고만 보고 있는 제 자신이 얄미울 때도 있네요. 오랜만에 야외에서 뛰어노는 아이는 쉬지 않고 달리고, 또 축구공 하나를 들고 계속 놀았습니다. 그리고는 밤에 쿨쿨 잠들었죠. 11월의 속리산은 생각보다 춥지는 않았습니다. 지구온난화의 탓인가요. 겨울보다는 가을 날씨 같았습니다. 하지만 단풍이 거의 사라지고 앙상한 나뭇가지를 보고 있자면, 겨울이 다가오는구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이 나무들도 내년 봄이면 새로운 잎이 자라게 되겠지요. 이렇게 한 해가 또 가고 다시 시작되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하지만 겨울철 날씨에도 불구하고 정이품송은 여전한 위용을 자랑하는 것 같았습니다. 속리산에서는 변변히 식사를 한 것은 없습니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여기 저기 가기는 좀 조심스럽고, 숙소 내 식당에서 식사를 해결한 것 외에는 편의점에서 간편식을 사다가 먹은 정도였습니다. 술 한 잔 마시지 않고 1박2일을 보낸 것을 성공적이었다고 해야 할까요. 속리산 등산길에서도 코로나19로 인한 긴장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입구에서는 발열체크는 물론이고 마스크 착용을 꾸준히 강조하는 관계자들의 모습이 눈에 띄었습니다. 등산객이 그리 많지 않았는데 발열체크 하는 사람만 세 명은 되는 것 같았습니다. 코로나19 시국에도 불구하고 법주사의 불상은 여전한 감동을 선사해 주었습니다. 커다란 불상의 모습에 매년 아이가 감동하는 모습도 다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작년에는 걷기 싫다면서 칭얼거리던 아이가 1년만에 입구에서 법주사까지 쉬지 않고 뛰는 모습도 대견합니다. 그렇게 한 해가 지나가나 봅니다. 보은(충북)=우먼스플라워 박종미 기자
<편집자 주> 우먼스플라워는 포스트 코로나19 시대에도 자신의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는 여성들의 이야기를 다룬 ‘당신이 희망입니다’ 시리즈를 연재했습니다. 60대에도 현역으로 일하는 사람에서부터 자살방지를 위해 노력하는 분 등 다양한 여성들을 만났습니다. 이번 시리즈를 마치면서 특별 인터뷰로 정치권에서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정의당 류호정 의원의 이야기를 싣습니다. 21대 국회 최연소 국회의원인 류호정(28) 정의당 의원은 단연 이번 국정감사의 대표 스타로 꼽힌다. 정의당 비례대표 1번으로서 국회에 입성한 이후 5개월이 지났다. 그동안 류 의원의 족적은 꽤 굵직하다. 사망한 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 선생이 입었던 것과 같은 복장을 입고 국감에서 날카로운 질의를 한 것이 그렇다. 삼성의 한 간부가 기자 신분증을 사용한 사실 역시 류 의원의 지적으로 세상에 드러났다. 당시 삼성 측은 공개 사과를 했다. 회사원과 노동운동가를 거쳐 21대 국회의원이 된 류 의원. 하지만 류 의원은 평범한 사람이라는 말로 스스로를 소개한다. 남들처럼 공부해서 대학가고, 취업했으며, 스스로 결혼을 해 가정을 꾸리는 여성이 되었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후에는 노동운동을 맡았다가 결국 정치인이 됐다. 무엇이, 어떻게, 그 평범한 20대 여성을 국내 정치권의 대표 아이콘이 되도록 이끌었을까. 우먼스플라워는 지난 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류 의원을 만났다. 이날도 류 의원은 지하철을 1시간 반 동안 타고 출근했다고 한다. 이하는 일문일답. Q. 국회의원으로서 첫 국감은 어땠나요. “긴장과 부담감을 많이 갖고 시작했습니다. 주변에서 잘 할수 있겠냐는 걱정도 많이 했기 때문입니다. 실력으로 증명해야 한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고, 더 노력했습니다. 지금은 잘 마무리되어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시간이 한정돼 있어 현안을 다 다룰 수 없었던 것이 아쉬웠습니다.” Q. 이번 국감에서 류 의원님의 활약이 돋보였다는 언론의 평가가 많았습니다. “정의당의 국감 기조는 기후위기, 불평등 문제 해결이었습니다. 노동 현장의 안전 문제, 대기업이 중소기업의 기술을 탈취하는 문제 등이 주된 논점이었죠. 이런 문제의식을 국민들에게 어떻게 잘 알릴지를 고민했습니다. 삼성 (기자 신분증 사건) 같은 경우 이 과정에서 찾아낸 결과물입니다. 또한 정의당에서 (국회의원이) 노동자 복장을 입고 (노동자 작업 환경 개선의 중요성에 대한 대중 인식) 환기를 시킬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Q. 류 의원님이 정치에 입문한 이유와 목표는 무엇인가요. 그리고 현역 국회의원으로서 반년 가까이 활약한 지금, 그 목표를 어느 정도 실천하고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저는 굉장히 평범한 사람이었습니다. 부모님들이 말하는 공부해서 대학 가고, 그 뒤에 취직하는 루트를 타고 있던 사람이었죠. 하지만 사회생활을 직접 해보니까 부조리한 점이 너무 많았습니다. 사회 부조리는 혼자서 해결할 수가 없었고, 그래서 노동조합을 만드려고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부당한 권고사직을 직접 경험했고, 그 뒤로 민주노총 상급단체에서 노동운동을 했습니다. 저는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선전홍보부장으로 일했는데요. 열악한 상황의 비정규직 노동자, 하청 노동자들의 이야기가 언론에 잘 전달되지 않은 것이 고민이었습니다. 그림이 되어야만 기사 한 줄이 나는 것이죠. 또한 결국 법이 바뀌어야 노조에 가입이 되지 않은 사람들도 보호받을 수 있었어요. 이런 문제의식으로 정의당 비례대표 국회의원이 되었습니다. 또한 노동의 희망, 시민의 꿈이라는 정의당의 기조를 벗어나지 않고 활동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Q. 일반인으로서 문제의식 중 정치인이 되신 뒤 실천과제로 꼽고 있는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저는 평범한 사람입니다. 정치도 평범하게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정치인이 특권의식을 가지면 안 됩니다. 그게 제 실천과제 아닐까 싶습니다. 삼성 기자출입증 사건 역시도 ‘그저 그러려니’ 하고 (받아들이다 보니) 생긴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Q. 류 의원님의 하루 일과는 어떻게 되는지요. “보통의 정치인들과 다르지 않습니다. 요즘에는 국정감사가 끝나서 인터뷰를 많이 하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오전 7시쯤 출근해서 9시까지 신문을 읽고, 공부를 하고, 9시부터 토론회, 간담회, 법안 발의 준비를 합니다. 여성이라고 또 청년이라고 (일정에서) 다를 것은 없습니다. 다만 토론회나 간담회의 주제가 청년 이슈나 여성 이슈와 연관되기는 합니다. 비동의강간죄, 2차 피해 방지죄 등의 이슈도 많이 다룹니다.” Q. 국회의원이 관용차를 타지 않고 지하철로 출근을 해서 화제인데요. (경향신문 기사에 따르면, 류 의원은 너무 이른 시간이 미안해서 평상시 수행비서 차를 이용하지 않는다고 한다.) “차량을 타는 경우도 있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였던 때 등에는 관용차량으로 출퇴근을 했습니다. 지금은 다시 지하철로 출근을 합니다. 어머니께서 직접 태워다 주실때도 많지요. 낮 시간에 (공식 의정활동으로) 활동할 때는 차량을 사용합니다.” Q. 최근 낙태죄 완전 폐지를 골자로 한 형법 개정안과 모자보건법 개정안을 공동발의하셨는데요. “낙태죄는 헌법불합치 판결이 났고,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존중하려면 결국 완전폐지를 해야한다고 생각했기에 민주당 권인숙 의원님과 공동발의했습니다. 정의당 이은주 의원님이 정의당 당론을 따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Q. 한국은 아직도 여성들이 결혼 전은 물론이고, 결혼 후 또는 육아를 병행하면서 일하기 어려운 환경이라는 지적이 많습니다. “동료 의원님들조차도 시댁 다녀왔다는 이야기를 전하는 분이 있습니다. 저는 결혼을 하지 않아서 (추석 기간) 출근을 했는데요. 그만큼 한국 사회에서 결혼이라는 게 마냥 행복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결혼을 하면 (여성의 삶은) 많은 부분이 바뀌는 것 같습니다. 제가 게임 업계에서 사회 초년생으로 일하던 시절, 저 역시 언젠가 엄마가 말한것처럼 결혼을 하고 애를 낳겠느냐 하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주변을 둘러봤고, 일과 가정의 양립이 가능한지 물어보고 싶었습니다. 안타깝게도 매우 적거나 없었습니다. 양립이 불가능하다는 이야기죠. 애가 눈에 밟혀서 대부분 일을 그만두게 된다는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그 당시 저 역시도) ‘내가 결혼을 한다면 일을 포기해야 하는구나’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자연스럽게 저는 결혼이나 자녀 계획을 포기하게 됐죠. 지금 상황이라면 저는 계속 미혼을 고수하겠습니다. 저를 비롯한 여성들이 (결혼을 하지 않겠다는) 생각을 바꿀 수 있도록 입법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정의당 비례대표 경선 당시 남성육아휴직 의무화를 공약으로 냈습니다. 2019년 기준으로 육아휴직자 10만명 중에서 21%만이 남성입니다. 과거에 비해 엄청나게 늘어난 수치지만 여전히 매우 부족합니다. 경력단절에 대한 두려움, 성 역할에 대한 편견은 남성에게도 존재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육아휴직이라는 단어가 경력단절으로 이어지는 이 선을 끊어버려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누구나 자유롭게 육아휴직을 쓸 수 있어야 이 선이 끊어질 수 있습니다.” Q. 끝으로 저희 우먼스플라워를 읽고 있는 동 시대 여성들에게 연대의 메시지를 전해주십시오. “많은 여성분들께서, 특히 비교적 젊은 여성분들께서 저를 많이 응원해주십니다. 혼자가 아니니까 힘내라, 우리가 지지한다, 열심히 일 해달라는 응원입니다. 저는 이 말들을 독자들에게 되돌려주고 싶습니다. 여성 독자 여러분. 자신이 고립돼 있다고 생각하고, 류호정 의원 역시도 국회에서 소수 중의 소수이다보니 국회 안에서 외롭게 투쟁한다고 생각하시나요. 우리는 혼자가 아닙니다. 개개인은 점으로 있지만 우리는 선으로 모두 연결돼 있습니다. 제게 보내주신 여성들의 응원메시지가 굉장히 많습니다. 그 응원을 똑같이 독자분들께도 돌려드리고 싶습니다.” ◇노란색 장갑 선물=우먼스플라워는 현장을 누비는 류호정 의원을 위해 노란색 털장갑을 선물했다. 정의당의 당 색깔인 노란색을 골랐다. 평소 소신대로 비정규직, 여성, 청년 등 약자를 보듬어주는 정치인으로서의 목표를 잘 이루기를 바란다. 우먼스플라워 박종미 기자
60대에도 현역으로 왕성하게 현장을 누비는 것은 우리 모두의 꿈이자 목표이다. 100세 시대라 하고 누구나 정년퇴임 이후를 꿈꾸지만, 모두에게 기회가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노현숙(62) 공인중개사는 그 기회를 잡은 일부 중 하나다. 2000년대 초 늦깎이로 공인중개사 시험에 합격한 뒤 20년 가까이 이 분야에서 전문성을 키워오며 자신의 사업장을 가꿔왔다. 우먼스플라워는 노 공인중개사를 만나 삶과 직업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인터뷰는 서울 돈암동 사무실에서 이뤄졌다. 노씨가 공인중개사 자격을 취득한 것은 2003년이다. 주부로 지내오던 중 직업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공인중개사 공부를 시작했다. 하지만 마흔이 넘어서 다시 시작하는 공부는 결코 녹록지 않았다. 그 중에서도 민법이 가장 어려웠다고 한다. “민법총칙의 수많은 용어들이 어려웠어. 외울 것이 많은 것은 기본이고, 뭐 그리 권리와 의무관계가 많던지. 꼬박 2년을 고시 준비하듯 공부했지.” 어렵게 공부한 권리관계와 부동산학, 민법 등의 이론과 지식은 현역에서 십여 년째 활동하는 실무에서도 도움이 된다. 지금도 노씨가 부동산 거래를 중개하기 전 가장 신경쓰는 부분은 권리관계 파악이다. 쉽게 말하면 법원에 소송이 제기됐거나 은행 등에서 압류가 들어온 부동산 물건인지 등 ‘법적 하자’ 여부를 살펴보는 일이다. ◇“공인중개사는 나 혼자서 기다림과 싸우는 것” 공인중개사는 어떤 직업일까. 노씨에게 공인중개사 직업의 핵심은 무엇이냐고 물었다. 이런 답이 돌아왔다. “기다림과 싸우는 것”이라고 말이다. 설명을 요청했다. “거래가 활발할 때는 하루에도 수십 통씩 전화가 와. 그런데 어떨 때는 거래가 아예 없을 때가 있지. 2~3일 동안 전화 한 통, 방문 손님 한 명이 없기도 해. 그럴 때는 나 스스로와의 싸움이라고 생각하고 계속 기다려. 지친다고 문을 닫으면 그 공인중개사 사무소는 손님에게서 버려지거든.” 많은 자영업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대목이다. 마찬가지의 이유로 노 공인중개사는 그동안 자신보다 먼저 사무실을 운영해왔던 선배 공인중개사들이 대단하다고 느껴질 때가 많다고 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기다릴까. 팝송을 좋아하는 노 공인중개사는 노래를 들으면서 이겨낸다고 한다. 또한 때때로 마실에 오듯 사무실을 방문하는 동네 주부들과의 네트워크도 노 공인중개사에게는 빼놓을 수 없는 무형 자산이다. 그의 영업 비결은 ‘진실한 브리핑’이다. “집을 잘 파는 비법은 없어. 솔직하고 진실된 설명이 최고야. 있는 그대로 이야기해야 (고객 관계와 평판이) 오래 가지.” 하지만 매사에 의심이 많은 고객들인 경우에는 응대가 쉽지만은 않다는 애로사항도 함께 들려온다. 또한 집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매일 운전을 해야 한다. 본래 운전을 좋아하고 자신이 있어 일하는데 어려움은 없었다고 한다. 여성인 점 역시 노 공인중개사에게는 일하는데 자산이다. “공인중개사는 여성이 많고, 또 여성이 두각을 나타내는 직업이다. 세심한데다 신뢰를 주기 좋다. 손님을 응대할 때도 여성으로서 강점이 있다. 새댁이나 중년 주부 등 나이대 별로 살아온 길에 대해 공감하면서 이를 풀어나가기도 좋다.“ 공인중개사로서 직업병은 없을까. 그는 “여행을 가도 예쁜 집이 있거나 눈에 띄는 마을이 있으면 유심히 살펴보는 편”이라며 “어디를 놀러 가도 공인중개사 사무소가 주변에 있는지 살펴본다”고 말했다. ◇하루 9시간 반 근무, 피곤해도 퇴근 후에는 운동 노 공인중개사의 일과는 오전 10시 30분에 시작한다. 대개 손님들이 11시쯤부터 방문을 하거나 약속을 잡고 오기 때문이다. 퇴근 시간은 오후 8시. 하루에 9시간 반을 일하는 셈이다. 일요일 하루 쉰다고 했다. 출근과 동시에 신문 기사를 살펴보고, 인터넷으로 주변 부동산 물건을 확인한다. 이후에는 현장을 둘러보거나 고객이 오면 함께 매물로 나온 집을 방문하고, 또 거래를 체결하는 등의 일을 한다. 손님들은 시도때도 없이 온다. 물론 안 올 때는 아예 발길이 끊어질 때도 있다. 비율로 보면 예약을 하고 오는 사람이 70%, 예고없이 방문하는 ‘워크인(walk-in)’ 손님이 30% 정도다. 대개 발품을 팔기 위해 동네를 돌아보다가 부동산을 방문하는 사람들이다. 일하다 보면 집을 구해서 입주한 사람들이 몇 년 지나 동네를 떠나고, 결혼한 새댁이 아이를 키워 자녀 학교 주변 집을 알아본다면서 다시 찾아오는 일이 다반사다. 이럴 때는 일에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 “어렵사리 가격을 맞춰서 집을 산 신혼부부가 몇 년 뒤에 집값도 좀 오르고 자리도 잡았다면서 이사간다고 인사도 오곤 해. 번듯하게 사는 모습을 보면 뿌듯하고 고맙고 그렇지. 나를 통해 거래한 사람들이 돈 벌고 잘 살았으면 좋겠어. 그 집에서 행복하게들 살고.” 좋은 집과 피해야 할 집에 대해서도 물었다. 좋은 집 고르는 요령을 묻자 “역세권이나 평지, 대형 단지 등 기본적인 것은 물론이고, 남향이고 베란다에 곰팡이가 없는지, 습기가 많은지 등을 살펴봐야 한다”고 귀띔했다. 또한 물이 새는 등 하자가 있는지도 꼼꼼하게 살펴야 한다. 피해야 할 집에 대해서는 실제 시세보다 융자가 많은 집, 압류가 많은 집 등이 있었다. 얘기가 나온 김에 ‘인터넷 시대에도 발품의 가치는 유효한지’를 물었다. 단번에 “아니다”는 의견이 돌아왔다. 그 이유는 이렇다. “지금은 정보가 공개된 사회잖아. 인터넷 치면 다 나와요. 너무 돌아다니기만할 필요는 없어.” 노씨는 퇴근 후에는 아무리 피곤해도 운동을 한다. 그동안 헬스장 등을 다니면서 다양한 운동을 해왔고, 최근에는 여성 전용 피트니스를 다닌다고 한다. “이 나이 되도록 일하려면 몸을 챙겨야지. 영양제도 꾸준히 먹고 운동은 거르지 않고 있어.” ◇일 하느라 제대로 못 챙겨먹었던 점심 우먼스플라워는 노 공인중개사에게 식사를 대접했다. 노씨의 사무실 인근에 있는 식당이다. 대개 평일이나 주말 할 것 없이 가족 단위 손님이 많은 곳이지만, 정작 노씨는 근처에 사무실이 있으면서 자주 갈 일이 없었다. 일이 바쁘다는 이유로 사무실에서 간단히 시켜먹기 일쑤였다. 또 노씨는 식사 중 콜라 한 잔도 마시지 않았다. 그 이유는 꾸준한 자기관리에 있다. 나이가 들어서 일하기 때문에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이를 위해 꾸준히 운동과 몸관리를 하고 있다고 했다. “나는 (음식을) 먹는대로 살이 찌는 체질”이라고 겸손하게 답했지만, 탄탄한 체격의 비결은 매일 진행하는 운동과 자기관리에 있었다. 또한 노 공인중개사는 매주 교회에 출석하며 신앙생활도 하고 있다. 코로나19 시대에 공인중개사 업종은 타격이 적은 축에 속한다.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었던 작년에 비하면 부동산 경기가 살아난데다, 소비와 직결된 산업은 아니기 때문이다. 또한 현장에서 지켜보면, 경제는 코로나19로 타격을 받았는데 시중에는 자금이 많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사회와 경제가 언제 어떻게 바뀔지 모르는 상황에서 두려움이 없을 수는 없다. 이에 대해 노 공인중개사는 “기다리고 이겨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런데 노 공인중개사는 언제까지 현역으로 일을 할까. 그는 이렇게 답을 했다. “길어야 5년, 짧으면 3년 더 일을 할까 싶어. 70대 할머니가 되어도 일을 해도 되나 하는 의문도 들고. 물론 지금도 체력은 충분하지.” 우먼스플라워 박종미 기자
‘임원’. 사회 첫 출발을 시작한 신입사원들에게는 가슴 벅차게 다가오는 단어다. 기업의 ‘별’이라 불리기도 한다. 좋은 예우와 대접을 받기도 하지만 ‘임시 직원’이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가차없는 성과주의가 적용되기도 한다. 임원이 되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 같다는 말도 다들 한다. 여성 임원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아직도 많은 기업에서는 ‘OO업계 최초 여성 임원’ ‘OO계열사 첫 여성 임원’ 등의 기사 헤드라인이 여전하다. 김기화 한국맥도날드 상무는 그 과정을 이겨내고 유명 외국계기업의 임원에 오른 사람이다. 외국계 기업에서 임원이 된 비결은, 그리고 이를 이뤄내기 위한 노력은 무엇이었을까. 김 상무는 “특별한 비결은 없다”면서도 “우리 여성들은 조금 더 욕심을 내야 한다”는 말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인터뷰는 서울 종로타워에 있는 한국맥도날드 본사 회의실에서 이뤄졌다. 이하는 김 상무와의 일문일답. Q. 상무님께서는 임원이 된 비결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초년병 시절 일하면서 임원이 될 것이라는 꿈을 갖고 계셨나요. “비결은 따로 없어요. 저는 큰 꿈을 갖기 보다는 하루하루 주어진 문제를 성실하게, 최선을 다해서 해결하는 성격이에요. 임원이 되겠다는 계획도 없었죠. 하지만 모든 업무에 최선을 다해서 임하다보니 임원이 되는 기회가 온 것 같아요. 감사하게도 상사들이 (업무성과를) 잘 챙겨서 알아준 것도 있었고요.” Q. 맥도날드에 입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2011년 맥도날드에 입사했어요. 이전까지는 글로벌 주류기업에서 일을 했죠. 일이 바쁘기도 했고, 커리어의 변화를 주자는 생각에 유학을 결심했어요. 아이를 미국에서 공부시킬겸 저도 유학을 가려고 했죠. 그런데 당시 인터뷰 면접관이었던 분이 제게 꼭 입사면접을 참석해 달라고 해서 가봤어요. 그런데 면접을 보면서 좋은 회사라는 생각에 진로를 틀게됐어요. 버거를 파는 회사가 아닌, 버거를 파는 ‘사람들’의 회사. 1만5000명의 한국 고용 직원 중 절반이 여성인 회사. 다양성과 포용성을 중시하고, 여성이 목소리를 높일 수 있는 회사. 그런 점이 마음에 들었어요. 그래서 유학을 포기하고 맥도날드에 경력으로 입사했죠.” Q. 홍보 담당 상무로 일하고 계신데요. 홍보 상무는 어떤 직책이고, 어떤 덕목이 필요한지 궁금합니다. “홍보는 기본적으로 사람을 설득하는 일입니다. 회사의 A에서 Z까지 모두 알아야 할 수 있죠. 또 사람과의 관계를 맺는 법부터 회사에서 일어나는 일까지 모두 알아야 합니다. 이 지식을 바탕으로 스토리를 만드는 것도 홍보의 일이죠. 또 홍보를 할 때는 사람의 마음을 읽을 수 있어야 합니다. 또 회사의 방향을 알아야 하죠. 최고경영자의 생각부터 회사의 정책 방향 등 다각도에서 만능 엔터테이너처럼 꿰고 있어야 해요. 그래야 설득이 되죠. 센스도 중요합니다. 내 할 말만 한다고 남을 설득할 수 있는 것은 아니죠. (시간, 장소, 목적과 같이 메시지를 구성하는) 모든 부분을 갖추고 있어야 홍보인은 설득을 할 수 있습니다. 또한 다양한 것을 꿰고 있고, 이를 바탕으로 적시적소에 맞는 스토리를 제안할 수 있어야 하니 센스와 다방면에 대한 관심도 필요하죠. 맥도날드 홍보를 한다고 맥도날드 이야기만 할 수도 없는 노릇이거든요. (정리하자면) 사회의 다양한 분야에 대해 지식을 꾸준히 쌓고, 센스와 판단을 바탕으로 다른 사람을 설득해 스토리를 전달하는 것이 홍보인의 일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Q. 홍보 담당 상무로서 일하면서 여성 리더로서 특징이 도움이 되었나요. “맥도날드에는 여성 임원이 많습니다. 매장 총괄, 마케팅 등 주요 포지션에 여성 임원이 많이 있습니다. 저 역시 여성이고, 협업하는데는 어려움이 없습니다. 격의 없이 수다를 떨 때도 많은데, 때로는 이런 수다가 업무 협업에 도움이 될 때가 있습니다. 서로 자유롭게 이야기를 털어놓으면서 공감을 하고, 업무 현안에서 더 나은 방안을 떠올릴 수 있는 것이죠.” Q. 후배 여성 직원들은 어떤가요. 상무님이 과장이나 차장이었을 때와는 다소 다른 점이 있지 않을까 싶은데요. “젊은 직원들은 당연히 제 세대와는 차이가 있죠. 회사에서 기성 세대와 신세대의 갭을 줄이는 것 역시 중요한 목표 아니겠습니까. 다행히 우리 회사 내에서는 나이 든 사람, 직급이 높은 사람만 목소리를 내는 문화가 아닙니다. 직급이 높은 사람들도 후배 직원에게 어떠한 요청을 할 때 굉장히 조심스럽습니다. 또 서로를 배려하고자 노력합니다. 하지만 사고방식은 분명히 다르죠. 그 다양성을 중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 외식업의 특성상 젊고 트렌드에 민감한 2030세대가 주된 고객층이기 때문에, 젊은 직원들의 아이디어가 더 중요할 때도 많습니다. 저는 조언이라기보다는 먼저 직장생활을 길게 한 선배로서 제안을 하자면 ‘조금 더 욕심을 갖자’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막연하게 오늘 주어진 업무를 잘 완수할지에 대한 고민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그런 일상의 치열함 속에 10년 후, 20년 후의 미래를 그려봤으면 합니다. 그리고 욕심을 조금 더 내십시오. 그런다면 우리 여성 직원들도 회사에서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을리라 생각합니다.” Q. 상무님은 하루 일과 중 시간을 반드시 내서 진행하는 습관이나 행동 같은 것이 있습니까? “하루에 한 번씩은 1시간 이상의 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전에는 오전에 운동을 했는데, 저녁 시간으로 바꿨습니다. 저녁에 해야 운동 시간을 더 길게 잡을 수 있다는 남편의 조언을 받아들였습니다. 운동을 하지 않으면 몸이 힘들어서 업무에 지장을 줍니다.” Q. 일과 가정의 양립은 오늘날 많은 여성 직장인들에게 고민거리인데요. 상무님도 일과 가정의 양립으로 인한 고민이나 위기가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솔직히 굉장히 힘들었습니다. 업무의 특성상 회사 일이 6시에 딱 끝나는 것도 아니고, 업무 미팅도 많았습니다. 육아가 어려웠죠. 아이에게 미안하다는 생각도 많이 했습니다. 하지만 아이는 덕분에 지금은 대학 3학년으로 잘 커줬습니다. 제가 육아에 있어서 세웠던 원칙은 한 시간을 함께 하더라도 퀄리티 있는 육아, 퀄리티 있는 교감을 하는데 최선을 다하자는 것이었습니다. 제 아이는 지금은 미국에서 유학 중인데요. 한 번 전화 통화를 하면 지금도 한 시간 반씩 이야기를 합니다. 아이와 교감하고, 대화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많은 가정에서 아이가 훌쩍 자라고 나면 대화가 단절되는 것을 많이 봅니다. 엄마로서 얼마나 오래 함께 하느냐에 너무 집착하기보다, 대화나 교감의 질에 집중하기를 권합니다.” Q.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로 인해 많은 국민들이 경제적으로 타격을 입었습니다. 한국맥도날드는 어떤 변화가 있나요. “다행히 영업적인 측면에서는 거의 영향을 받지 않았습니다. 배달이 늘고 드라이브스루에서 실적이 늘어난 결과입니다. 올해 상반기 매출은 (전년보다) 늘었습니다. 업무을 하는 측면에서는 재택근무가 늘어났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해야 하기 때문에 재택근무가 늘어났습니다. 일주일에 한두 번 출근 하는 일도 있고, 아예 재택근무로 일주일을 보낼 때도 있습니다. 회의는 화상회의 시스템으로 하죠. 다행히 한국은 정부 차원에서 코로나19 대응을 아주 잘 한 국가입니다. 전 세계 맥도날드 법인 중에서 전국적으로 문을 닫지 않은 몇 안 되는 나라이기도 하죠. 국가적으로도 그렇지만, 맥도날드의 입장에서도 한국은 코로나 대응을 잘 한 국가로 꼽힙니다.” Q. 코로나19로 인해 상대적으로 약자인 여성 직장인들이 실직 등 위기에 더 취약한 상황에 직면하기도 한데요. 이에 대해 어떻게 보시나요. “안타깝죠. 코로나19로 인해 경제에 타격이 오면서, 국적을 불문하고 어려운 기업이 많습니다. 하지만 기업은 항상 위기가 (크고 작게) 있었고,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것은 본인의 사명이 아닐 수 없습니다. 내 약점을 채워나가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저 역시 주류회사를 그만두고 유학을 준비하던 7개월 동안 공부를 부던히 했습니다. 시험도 치고 원서도 쓰느라 마음이 바빴지만 돌이켜 생각하면 아쉽습니다. 그 때 조금 더 여유있게 공부를 하고 준비를 더 잘 했다면 어땠을까 싶습니다. 지금은 실직의 위기를 겪고 있는 여성들에게도 치열하게 준비를 하시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업무 현장으로 복귀하면 시간이 다시 없습니다.” Q. 포스트 코로나19 시대에는 기업의 인재상도 달라지지 않을까 싶은데요. 여성 구직자들이 더 갖춰야 할 덕목이나 알아두어야 할 트렌드가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저는 코로나19로 인해 인재상의 본질이 바뀔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맥도날드를 중심으로 이야기하자면, 본인의 목소리를 끊임없이 낼 수 있는 인재가 앞으로도 필요합니다. 다만 여성 직원들은 의외로 유연성이 부족합니다. 나 자신의 업무에만 집중하려다, 시야가 좁아지는 경향이 때때로 보입니다. 큰 그림을 보십시오. 세상은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항상 체크해 두십시오.” Q. 끝으로 우먼스플라워 독자들을 위한 조언의 메시지를 남겨 주십시오. “국내에서는 여성 임원이라고 하면 독한 사람이라는 고정관념이 있습니다. 모든 여성 임원이 다 그렇지는 않습니다. 집에 가면 아이의 엄마이고, 아내이자 누군가의 며느리입니다. 밤새 일하는 사람만 임원이 되는 것이 아닙니다. 저 역시 평범한 사람입니다. 누구나 임원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습니다. 앞서 이야기 했지만, 우리 여성들도 욕심을 더 내야 한다는 말을 한 번 더 강조하고자 합니다. 옛날에는 본인이 욕심을 내더라도 사회에서 안 받쳐주면 뜻을 이루기 어려웠죠. 지금은 여성 임원에 대해 열려 있는 직장이 많습니다. 물론 그만큼 스스로에게 ‘이만하면 됐다’ 같은 안이한 평가를 내려서는 안 될 것입니다. 저는 지금도 남편이 일한다고 내가 일하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습니다. 나는 김기화고, 내가 있는 환경에서 내 목소리를 내왔고, 내게 한계는 없다는 마음가짐으로 노력해 왔습니다.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습니다. 내 페이스 대로 하면 기회는 나의 것입니다.” ◇비타민 선물=우먼스플라워는 김기화 상무에게 비타민을 선물했다. 두 가지 의미가 있다. 하나는 일에 전념하는 여성 임원으로서 건강도 챙기면서 일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고, 다른 하나는 부하직원들과 신바람 나는 일을 하는 ‘비타민 같은 상사’로 맹활약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이번 인터뷰를 계기로 전국, 전 세계의 여성 임원들에게 다시 한 번 박수를 보낸다. 우먼스플라워 박종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