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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레터] 교장선생님의 두 아들 이야기

 

16일 유치원에서 진행하는 부모교육에 다녀왔습니다. 퇴직한 초등학교 교장선생님이 전해주신 실제 자녀 양육 이야기가 꽤 느낌있게 다가와서 독자 여러분께 공유하려고 합니다.

 

선생님께는 슬하에 두 명의 자녀가 있었습니다. 지금은 두 사람 다 지금의 제 나이와 비슷한 성인이 되었습니다. 큰 아들은 모든 분야에 재능이 있었다고 합니다. 초등학교 시절 ‘경필쓰기’의 교본 같았던 예쁜 글씨와 곧잘 그리는 그림 솜씨, 음악에 이르기까지 모든 분야에서 재능과 열의가 있었던 아들이라고 합니다. 둘째 아들은 소위 국영수 학업 공부보다는 음악에 큰 관심과 재능을 보였다고 합니다.

 

선생님은 큰 아들에 대해서는 소위 우리 세대 엄마들처럼 키웠다고 합니다. 공부를 잘 하니깐 공부에 주력하라는 것이죠. 명문대를 거쳐 이름을 들으면 모든 국민이 아는 회사에서 근무를 한다고 합니다. 둘째 아들은 어떻게 컸을까요. 부모의 멘토링과 진로지도를 통해 현재는 꽤 유명한 음악가로 성장했습니다.

 

선생님의 두 아들은 자신의 모습에 어떤 반응일까요. 큰 아들은 이따금씩 어머니인 선생님께 불만을 제기한다고 합니다. 왜 자신도 미술에 재능이 있었는데 공부를 시켰냐는 핀잔이겠죠. 그래도 남들이 보기에는 보란 듯이 굴지의 대기업에 다니니, 제 생각에는 행복한 핀잔이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둘째 아들은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행복하다고 합니다.

 

집에 돌아와서 아이와 저녁에 자유 놀이 시간을 가졌습니다. 아이는 종이를 꺼내 크레파스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왜 이렇게 아이의 그림 솜씨는 아까 교장선생님께서 보여주셨던 30여 년 전의 교장선생님 아들 그림보다 못 할까요. 다른 재능이 무엇이 있을까 고민하다가 밤이 깊어집니다. 물론 건강한 것만으로도 고마운 아이긴 합니다.

 

우먼스플라워 박종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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