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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대만의 공립 키즈카페 ‘친자관’ 가보니 

[아기와 해외여행-3] 타이베이중정친자관 체험기 

 


대만 여행을 준비하면서 많은 검색을 통해 정보를 수집했다. 그런데 눈에 들어오는 것은 지역마다 있는 공립 유아 놀이센터인 ‘친자관(親子館)’이었다. 영어 표현으로는 ‘부모-자녀 놀이 센터’라고 한다. 이곳은 대만 정부에서 지역별로 세워둔 공립 키즈카페다. 대개 월요일이 휴관이고, 화요일에서 일요일까지 매일 오픈을 한다.
 
기자는 지난 6일 대만 타이베이시 타이베이메인역에서 2㎞ 떨어진 친자관인 타이베이중정친자관을 찾았다. 가는 길은 생각보다 녹록지 않았다. 초행 길에 버스를 타기도 애매했고, 택시비가 우리 돈으로 그렇게 큰 돈은 아니라서 택시를 탔다. 100대만달러(4100원) 가량이 나왔다. 그 마저도 거리가 멀지 않았다면서 승차거부를 두어 번 당한 것은 덤이지만. 

 


 
하지만 막상 도착하니 바로 놀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하루에 3~4차례 1시간 30분 정도씩 운영 시간이 있고, 그 중간에는 브레이크타임이 있다. 구글 검색에도 나오는 것인데 무턱대고 오픈시간만 확인했다가 낭패를 보게 됐다. 
 
아이와 함께 현관 앞에서 1시간 정도 기다렸다. 기다리는 동안 문 앞에 있는 테이블에 기다리는 아이들을 위한 완구가 있어서 그걸 좀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이곳의 특징은 1시간 30분 가량의 주어진 시간 동안 온라인 예약한 가족 15팀, 현장 접수 가족 30팀 등 총 45팀 가량이 한 번에 놀 수 있다는 점이다. 부모는 양말을 반드시 착용해야 하며, 없을 경우에는 20대만달러(800원) 가량을 주면 현장에서 구매할 수 있다. 아이들은 키 120cm 이하만 입장이 가능하도록, 입구에 120cm 키 제한 표지가 있었다. 실제로 방문하는 아이들도 대개 3세 전후한 유아가 많았다.  
 
부모와 아이가 함께 하는 놀이가 포인트 
100평 가량의 친자관에는 고무공이 가득 들어있는 볼풀(ball pool) 외에 공굴리기 놀이, 닌텐도 위 같은 장비로 하는 게임기 등이 있다. 눈에 띄는 곳은 2세 이하만의 별도 놀이 공간이다. 영아들이 다치지 않도록 별도의 20평 가량 놀이공간에서 정적인 놀이를 할 수 있다. 
 
가운데 마당 쪽에는 유아용 보드게임이나 탬버린, 트라이앵글 등 다양한 교구가 있다. 이 역시도 부모와 아이가 함께 하면서 교감을 하는 것이다. 내부 별실처럼 된 곳에는 아이들이 역동적인 활동을 할 수 있는 시설이 있다. 바람을 넣어 세운 미끄럼들을 탈 수 있고, 그네를 탈 수 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은 바로 이 그네다. 단순한 그네가 아니라 의자 부분이 낙하산처럼 생겨서, 아이들이 글라이더를 타듯이 그네를 엎드려서 탈 수 있다. 
 
아이들이 혼자 놀 수도 있는데, 이 떄에도 부모는 주변에 있는 의자에서 관찰을 해야지 중도 퇴장해서는 안 된다. 화장실을 잠깐 다녀오는 정도가 아니면 퇴장이 제한된다. 그 이유에 대해 시설 관계자는 “부모와 아이가 함께하는 시설”이라고 설명했다. 그냥 키즈카페에 ‘풀어놓고’ 커피를 마시거나 볼 일을 보는 한국식 문화와는 약간 달랐다. 
 
이 모든 시설은 무료다. 무려 외국인 관광객이나 거주자들이 방문할 경우를 대비해 영어로 안내문을 코팅해 비치한데다, 영어를 하는 직원이 자주 설명을 해주기도 한다. 물론 한국의 키즈카페처럼 화려한 인테리어나 맛있는 음식 등은 없다. 하지만 가격부담 없이 주중이나 주말에 부모와 아이가 함께 놀러올 수 있는 공립 놀이방이 지역별로 있는 것을 보니, 적어도 보육강국은 한국보다 대만이 아닌가 싶었다. 
 
글·사진 타이베이(대만)=우먼스플라워 박종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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