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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아기와 해외여행, 내 유모차가 없어졌다! 

[아기와 해외여행 -1] 타이베이에서의 소동 


 
아기와 해외여행은 많은 엄마들의 로망이면서도 동시에 너무나 힘든 일이다. 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갈 쯤이라면 물놀이만 하루 종일 할 수 있는 PIC 같은 곳에 가서 종일 놀게 하면 어떨까 싶지만, 아직 다섯 살에 불과한 아이는 늘 심심해 하고, 또 금세 싫증을 낸다. 
 
아이와 함께 대만으로 여행을 떠나기로 했다. 항공권을 구매하고, 남편과 셋이 밤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그나마도 주말마다 진행하는 문화센터 수업을 잘 마치고 나서 출발해야 한다면서 간신히 잡은 스케줄이다. 
 
면세점에 가서는 살 것이 얼마나 많던지. 가격으로는 20만~30만원 정도에 불과하지만, 평소에 필요했던 크림부터 유아용품까지 알뜰구매를 하려니 받을 때는 두세 봉지를 넘어갔다. 그래도 머릿 속에는 한국에서의 최저가를 떠올리며 알뜰쇼핑에 혼신의 힘을 다했다. 아, 내가 이렇게 공부를 했더라면 변호사는 아니더라도 꽤 괜찮은 전문직을 하고 있었던 것을 아닐지. 
 
비행기를 타는 설렘도 잠시, 금세 잠이 들었다. 다행히 기내 엔터테인먼트 서비스로 나오는 디즈니 만화를 좋아해 주는 아이가 고마웠다. 3시간여 비행시간은 몇 번 깨고 나니 끝나버렸고, 입국 심사를 거쳐 택시를 잡으러 이동하려는 순간이다. 
 
그런데 아이의 유모차가 보이지 않았다. 평소에 쓰던 경량형 유모차가 꽤 무거워서 인터넷 맘카페에서 중고를 구매한 것인데 말이다. 담당 직원이 백방으로 수소문해 보니, 다른 승객이 자신의 유모차를 두고 내 유모차를 가져갔다고 한다. 전쟁에서 총을 바꿔든 것도 아니고, 어떻게 유모차를 바꿔들고 간 것인지. 대만인 아기 엄마의 동병상련을 생각하며 20여분 기다려 간신히 내 유모차를 받았다. 
 
도착하고 보니 꽤 늦은 저녁 시간. 하지만 아이는 잠들지 않았고, 욕조에 따뜻한 물을 가득 받아 물놀이장을 꾸며줬다. 아이가 있다는 말에 센스 있게 목욕거품제를 넣어준 호텔이 고마웠다. 
 
그렇게 하루가 갔다. 이미 롯데월드나 에버랜드도 다녀와봤고, 저비용항공사 덕분에 홍콩 디즈니랜드까지 다녀온 아이와 어떤 활동으로 어떻게 하면 더 재밌고 신나게 보낼 수 있을까.
 
타이베이(대만)=우먼스플라워 박종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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