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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아이쿱생협 자연드림 괴산 공방 가보니

 

사실 무언가를 눈으로 확인하고 싶은 것은 인간의 자연스러운 욕구다. 특히 엄마라면 더더욱 그럴 것이다. 내 아이가 먹는 것, 내가 먹는 것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한 번은 보고 싶을 것이다.
 
지난 14일 아이쿱생협 자연드림에서 진행하는 괴산 공방(생산라인을 공장이 아닌 공방이라고 부른다. 대량생산이 아니라 필요한만큼 제대로 만든다는 취지다)을 찾은 이유도 이런 맥락이다. 유기농 먹거리를 이용하는데 한 번은 가보고 싶었다. 일반 회원 누구나 한 번은 가족 동반해서 무료로 갈 수 있다. 
 
생협의 버스는 오전 7시에 서울 길음역에서 출발했다. 기자는 남편과 아이와 함께 참가했다. 가족 단위로 온 사람이 5팀 정도 있었고, 친구인 것 같은 여성 두 명이 각자 신청해서 오기도 했다. 버스는 3시간 가까이 달려 충북 괴산에 도착했다. 
 
이날 주부들은 괴산 자연드림 공방에 있는 김 공방과 우당탕(곰탕) 공방을 견학했다. 라인을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통유리를 설치한 것이 인상적이었다. 일부 식당에서 깨끗함을 강조하기 위해 주방을 볼 수 있게 통유리를 설치했는데 같은 맥락 같았다. 또한 현장 관계자는 김에 바르는 식용유를 만들 때 화학물질을 쓰지 않고 꾹 눌러짜는 ‘압착방식’을 쓴다는 점을 강조했다. 

 


 
눈에 띄는 것은 종이 손잡이였다. 대개 선물세트에는 종이박스 외에 플라스틱 손잡이가 달려 있다. 분리수거할 때 떼어내고 별도로 버려야 한다. 이 번거로움을 단숨에 해결하는 것이 바로 종이 손잡이다. 다만 플라스틱 같은 견고함을 구현하기 위해 개발과정을 거쳤다고 했다.
 


곰탕 공방에서는 주부들의 날선 질문이 쏟아졌다. 그 중에 하나가 “왜 곰탕 국물이 하얗게 보이느냐”는 것이다. 집에서 끓이면 맑은 국물에 가까운데 생산라인에서 나온 것은 하얗게 보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서는 연구원이 직접 답을 해줬다. 식품공학상 곰탕의 맛을 일정하게 하기 위해 제조 공정을 표준화하는데, 그 과정에서 하얗게 보이는 것이라고 한다. 우유 기반의 가루를 넣는 등 불순물은 일정 없다는 설명도 들었다. 
 
점심 식사는 한식뷔페인 자연드림식탁에서 진행했다. 전부 유기농, 무항생제 재료를 쓴다고 한다. 제육볶음과 채소 쌈 등이 제공됐는데 꽤 맛있었다. 직장 생활을 오래한 사람으로서 이곳 직원들이 부러웠다. 신선한 채소 때문이다. 단가 때문에 구내식당에서는 신선한 채소를 배식하는 일이 그리 많지는 않다. 그런데 집에서도 가격 때문에 마구 사기 어려운 유기농 채소를 구내식당에서 마음껏 먹을 수 있다는 점이 부러웠다.
 

이후에는 어린이들을 위한 실험 활동이 있었다. 하얀 가운을 입고 실험을 한다는 것에 아이들이 들떠있는 것 같았다. 아이들이 실험을 하는 동안 부모들은 한의원에서 뇌파 체크와 맥박 체크 등을 했다. 또 편백나무로 만든 봉과 함께 한옥 사랑채에서 휴식도 취했다. 물론 잠깐의 휴식 동안 코를 골고 잔 남편 때문에 머쓱하기도 했다. 일정을 마치기 직전에는 20% 할인 가격으로 자연드림 매장에서 물건을 살 수 있다. 
 


일정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자 벌써 저녁 시간이 됐다. 아이에게 된장찌개를 해줬는데 반찬 투정을 해 설득하느라 애를 먹었다. 이렇게 엄마의 하루가 또 지나갔다.

 

괴산=우먼스플라워 박종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