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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비인형, 성중립적 인형 첫 출시 ... "여자도 남자도 가능"

길이별 가발·바지·치마 등으로 키트 구성
얼굴, 긴 속눈썹·긴 턱·두꺼운 입술 지양
6년째 미국 유통업계 트렌드 ‘성중립성’


바비 인형으로 유명한 글로벌 완구메이커 마텔이 첫 성중립적 인형 ‘만들어가는 세계(Creatable World)’ 출시했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가 25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해당 인형은 인종·머리카락 색깔·곱슬 여부 뿐만 아니라 머리 길이·치마·바지 등이 다양하게 있다.
 
마텔 미국 본사 측은 ‘만들어가는 세계’ 시리즈를 내놓기 미국 내 7개주의 250가구를 대상으로 설문 등을 진행했다. 이 중에는 트랜스 젠더 등 소수자 부부·성 정체성을 고민하는 아이들 등의 가족 구성원이 있는 15가구도 포함됐다.
 
이같은 개발 기간을 거쳐 18개월 만에 출시한 이번 인형 키트는 머리 길이가 다른 가발 두개·바지·치마 등으로 성별에 구애받지 않고 여러 연출을 할 수 있다. 인형의 얼굴 역시 지나치게 두꺼운 입술·긴 속눈썹·길거나 넓은 턱 등 특정 성별을 연상시키지 않도록 디자인했다.
 
마텔은 대표 상품인 바비 인형 등을 통해 미국 내 인형 시장(80억 달러 규모) 중 19%를 차지했다. 하지만 성을 상품화하고 성역할을 고착화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대부분의 바비 인형이 금발을 길게 늘어뜨린 백인인 데다가 팔·다리가 비현실적으로 얇고 길기 때문이다.
 


하지만 성중립에 대한 인식은 확산하고 있다. 퓨연구소의 조사결과, 1995~2015년생의 35%가 ‘성중립적’이라고 답했다. 1965~1980년생의 응답률 16%을 감안하면 2배 이상의 수치다. 이 같은 성향은 2010년대 이후 출생자를 뜻하는 ‘알파세대’에서 더 두드러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UCLA 윌리엄연구소 연구 결과에 따르면 10대 청소년의 27%가 ‘기존의 성역할을 따르지 않는다’고 답했다.
 
미국 유통업계에서는 성중립성 강화 바람은 약 3~4년 전부터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일례로 성별에 따라 품목을 나누는 행태가 사라지고 있다. 디즈니 어린이 의류는 소년·소녀 구분 라벨을 없앴다. 여자 아이가 ‘캡틴 아메리카’ 옷을 입을 수 있고, 반대로 남자 아이도 공주 의상을 입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장난감은 여전히 어린이의 성역할 고착화에 영향을 주고 있다. 퓨연구소의 2017년 연구결과, 딸을 키우는 부모의 76%는 딸이 기존의 ‘남아 장난감’을 갖고 놀게 지원하는 반면 아들을 키우는 가진 부모 중 64%만 아들이 기존 ‘여아 장난감’을 갖고 놀게 해줬던 것으로 나타났다.
 

우먼스플라워 주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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