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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NGO에서 소셜벤처까지…“늦깎이 결혼에 경력단절 실감도”

소셜벤처 볼드피리어드 백혜리 팀장 인터뷰 

 

그는 소위 '알파걸' 출신이다. 해외에서 오래 살아서 영어도 유창하고, 회의 시간에 해외 사례를 툭툭 던져내는데 어색하지 않다. 국내 톱으로 꼽히는 공공정책 연구기관인 KDI국제정책대학원에서 개발정책 석사도 땄다. 글로벌 NGO 컴패션을 거쳐 취업포털 알바천국의 팀장, 이제는 다시 ‘자신의 분야’격인 소셜벤처로 자리를 옮겼다. 
 
더 좋은 세상 만들기를 직업으로 하고 싶어하는 백혜리(37)씨 이야기다. 그는 소셜벤처 볼드피리어드의 팀장을 맡고 있다. 우먼스플라워는 최근 백씨를 만나 삶과 직업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당신은 누구인가. 
 
“소셜벤처 볼드피리어드의 마케팅 매니저(팀장)다. 우리 회사는 브랜드 컨설팅이 주된 수익모델이며 수익을 활용해 젋은 아버지를 위한 라이프스타일 매거진을 발행하는 기업이다. 쉽게 말하면 워라밸을 유지하며 가정을 중심으로 살아가고자 노력하는 아버지들을 돕기 위한 잡지라고 할 수 있다.”
 
-이전에는 글로벌 NGO와 알바천국에서 근무했는데 이번에는 소셜벤처라니 선뜻 이해가 가지는 않는 커리어다. 
 
“다 우연찮은 계기가 있다. 학부 때부터 공익 분야에서 일하는 것이 목표였다. 자연스레 인턴십과 멘토링을 거쳐 NGO 쪽으로 진출했다. 내가 일한 NGO에서는 뉴미디어 및 소셜미디어 담당자 겸 PR을 맡았다. 
 
그런데 막상 NGO쪽에서 일하면 일반 기업과 파트너십을 맺어 협업하는 일이 많다. 그 중에 알바천국으로 이직한 지인이 함께 일하자고 제안을 했다. 크게 보면 학생이나 취업준비생이 먹고 살거리인 양질의 알바를 발굴하고 또 취업을 촉진하는 일이라 생각해 이직했다. 역시 마케팅과 PR을 주로 담당했다.”
 
-알바천국과 컴패션에서 일하는 차이는 무엇인가. 
 
“일단 NGO는 사람이 많지 않다. 한 사람이 주어진 업무만 해서는 일이 되지 않는다. 나 역시 뉴미디어가 주된 업무였지만, 실제로는 글로벌 본부 및 전세계 지역과 커뮤니케이션, 내부 협업, 영상 제작, 이벤트 기획, 후원자 관리 등을 담당했다. 알바천국에서는 디지털 마케팅 분야 외 브랜드 파트 전반의 업무를 거의 모두 다 맡았다. 심지어 알바천국에서 대학생 기자단을 운영했는데 거기 들어간 문장이나 사진까지도 다 감수했다.”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에콰도르 아마존 지역에서 3일정도 머무르며 원주민들과 지냈던 출장 경험을 잊을 수 없다. 우리 기준으로는 비문명 속에서 사는 듯한 원주민들이다. 하지만 그들에게 문명의 이기를 전달하는 것이 꼭 도와주는 것이라 할 수 있을까. 그런 고민이 들어 출장 이후 몇 달 간 내 내 머릿속을 맴돌았다.”
  
-소셜벤처는 또 일하는 방식과 인재상이 다를 것 같다. 

 

“인재상은 다 비슷하다. 물론 약간의 차이는 있다. NGO와 사회적기업은 좀 더 인성적인 역량을 더 중요하게 볼거라고 생각하지만, 이 두 곳 모두 조직이고 어쨋든 일을 해야 하는 곳이기 때문에 일반기업처럼 업무역량에 대해 꼼꼼하게 따져본다. 또한 요즘은 일반기업들도 사회공헌이나 지속가능한 개발 등의 화두를 경영 방침으로 삼고 있다. 따라서 크게 사람을 뽑는 방식이 다르지는 않다. 
 
하지만 일하는 방식은 매우 다르다. 아무래도 NGO와 사회적기업은 성과중심보다는 과정중심으로 일하는 문화가 있다. 이익을 목표로하기 보다는 공익적 가치 확산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또한 NGO나 사회적 기업은 더 소통과 협업이 더 자유롭다.”
 
-최근 결혼을 앞두고 있는데. 
 
“그렇다. 곧 결혼을 할 예정이다. 다행히 현재 회사는 가정중심의 사회를 만드는 것이 목표고, 조직원들에게 또한 가정중심의 삶을 살아가는데 어려움이 없도록 지원하고 있다. 또한 디지털 시대, 디지털 노마드로 꼭 같은 공간에 있지 않아도 충분히 협업해 일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가려고 고민하고 있어 어려움은 없으리라 생각한다.”

 

-결혼식은 언제 하나.
 
“결혼식은 안 한다.”
 
-왜 그런가.
 
“결혼식이나 사진 같은 이벤트 양식에 욕심이 없다. 식은 생략하고 그런 이벤트에 들어갈 비용을 더 의미있는 곳에 사용하고 싶다. 결혼식 대신 진심으로 축하해주고 의미있게 생각해주는 사람들과 깊이 있는 시간을 가지면서 추억을 만들 계획이다. 결혼은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아니라 새로운 출발을 위한 계기라고 생각한다. 물론 내가 사회에서 바라보는 결혼적령기를 살짝 넘겨서 그런건지도 모르겠다.” 
 
-롤모델이 있나.

 

“특정한 롤모델은 없다. 하지만 일과 가정 모두 완벽하지는 않아도 잘 유지하며 사회적인 지지와 주목을 받는 여성리더들의 라이프스토리에는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내게 주어진 주어진 환경과 기회, 출발점을 바탕으로, 내게 좋을 것 같다 싶은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또 이미 선택하고 결정했다면 후회하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자기계발은 어떻게 하나. 

 

“현업에 있는 실무자들과 적극적으로 교류하는 편이다. 내가 맡고 있는 그리고 지금까지 해왔던 현 업무영역에 한정 짓지 않고 연관있는 업무 분야에 관심을 가지는 오지랖을 펼치고 있다. 당장에는 요긴하지 않더라도, 앞으로 어떤 기회가 생길지 모르기 때문이다. 또한 동영상 강의도 많이 듣고 북클럽에도 정기적으로 참여도 하고 있다.”
 
-경력단절에 대한 두려움은 없나. 
 
“이전까지는 없었다. 하지만 이번에 결혼준비와 이직을 하면서 처음으로 경력단절에 대한 두려움을 약간 느꼈다. 당장 어떤 노력을 새로 하는 것은 아니지만, 경력단절의 주된 원인이 되는 출산과 양육전에 좀 더 확고한 나만의 커리어 포인트를 주변에 어필하고 관리해둘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꿈이 있다면. 

 

“나의 꿈은  아프리카에 학교를 세우는 것이다. 대학교나 큰 규모의 학교가 아니더라도, 경쟁사회속에서 더불어 살아가는 것에 대한 고민을 함께 하고 생존하는 법을 가르쳐주는 학교를 만들고 싶다.”
 
-언제 할 건가. 

 

“55세 이후에 하고 싶다. 하지만 내 인생이 계획한 대로 된게 없기 때문에 시기와 방법에 대한 고민은 잊어버리고 있다.”
 
인터뷰를 마치면서, 55세는 생각보다 빨리 올 수 있다는 이야기를 건네고 싶었다. 적어도 그처럼 하루하루를 뜨겁게 산다면 말이다. 명쾌했지만, 고민이 많이 느껴지는 인터뷰였다. 
 
우먼스플라워 박종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