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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소개서, ‘상품소개서’라는 느낌으로 접근하라 

[강윤호의 주부취업특강 -2] 자기소개서 작성 

<편집자 주> 경력단절에 고통받는 주부 독자들을 위해 우먼스플라워에서 취업특강을 준비했습니다. 인기 취업 유튜브 ‘캐치’에서 맹활약했던 강윤호 칼럼니스트가 취업특강을 전합니다. 
 
재취업준비의 시작은 뭐니뭐니해도 자소서입니다. 왜 ‘시작이 반’이라는 말이 있을까요. 시작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자소서를 쓰지 않는다면 우리는 취업을 준비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저 실업률 통계에 1로 잡히는 백수일 따름입니다. 
 
그럼 이 자소서라는 것은 무엇이냐. 바로 ‘나’라는 상품을 소개하는 상품소개서가 되겠습니다. 취업이란 결국 기업이라는 고객이 나를 사도록 설득하는 영업과정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늘 고객의 입장에서 써내려가야 하는 것이 이 자소서입니다.

 

1. '고객(=회사)'이 뭘 필요로 하는지 파악하라. 
가스레인지 사려는 사람한테 화력이 좋다는 걸 어필해야지, 나는 흡입력이 좋소, 화질이 좋소 등의 영점 나간 소리는 시간낭비일 뿐입니다. 영업직에 지원한다면 영업력, 기획직에 지원한다면 기획력 등 직무 관련 역량을 충분히 어필해야 합니다. 추가로, 기업마다 중요시하는 인재상이 다를 수 있으니, 홈페이지를 통해 미리 확인하십시오.

 

2. 두괄식
우리의 고객은 참을성이 없는 천하의 망나니입니다. 본인 앞에 너무나도 많은 상품이 줄을 서 있고, 그 상품들이 갖은 방법으로 뻐꾸기를 날리고 있기 때문이죠. 또한 자소서를 읽으며 평가하는 것은 굉장히 피곤하며 오랜 시간이 걸리는 일입니다. 짧은 시간 동안 수십, 수백장의 자소서를 읽어햐하는 담당자의 이목을 처음부터 끌지 못하면 뒷부분은 제대로 안 읽혀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첫 두 문장 안에 내가 전하고자 하는 핵심 메시지를 전달해야 합니다. 절대 그 분들을 지루하게 하면 안 됩니다. 

 

3. 자소서는 수필이 아니다. 
누차 말씀 드립니다. 상품소개서입니다. 본인이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최대한 간결하고, 구체적으로 쓰십시오. ‘제가 알바를 시작한 이래 매출이 170% 상승’, ‘고객만족도 85% 이상을 유지’ 등의 수치를 활용하면 좋습니다. 쓸데없는 수식어나 문장력은 배제하십시오. 내용으로 흥미를 불러일으켜야지, 본인이 도스토예프스키가 아닌 이상 화려한 문체나 묘사 등으로 이목을 끌려는 시도는 하지 않는 게 좋습니다. 셰익스피어가 무덤에서 돌아온다 해도 ‘내 이야기를 들어주시오. 친구여, 인사담당자여, 동포여’ 이 지랄로 자소서를 썼다간, 작금의 대한민국에선 서류컷할 확률이 높습니다. 
 
‘~했더랬습니다’, ‘여렸던 소녀는 어느덧 억척스러운 여성이 되어~’ 등의 문장은 블로그나 인스타에 쓰십시오. 자소서 업계에서 이런 것들은 잡기술로 분류될 따름입니다.

 

4. 한 가지 경험을 두 번 이상 쓰지 마라
자소서 항목은 많아야 5개 정도입니다. 거기에 굳이 한 가지 경험을 두 번 이상 우려먹어, 지루한 사람이라는 인상을 주지 마십시오. 우리는 생각보다 많은 경험을 했습니다. 굳이 알바나 인턴, 국토대장정, 히말라야 등정 등의 특별한 경험만 늘어놓을 필요는 없습니다. 모든 순간에는 특별한 지점이 있고, 그것을 특별하게 풀어내면 됩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어린 동생을 뒷바라지했던 가족사, 남편과의 알콩달콩 연애사, 군대라는 참사 등의 시시콜콜한 소재를 책임감, 소통력, 노예력 등의 키워드로 엮어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기도 했습니다.

 

5. 인간적인 매력도 놓치지 마라
제품이 아무리 좋아도 소개서에 기능설명만 죽 늘어져있으면 읽기 싫어지죠. ‘이 핸드폰은 강원도 청정 암반수가 만들어낸 깨끗한 전기를 이용하여 제조된 소중한 아이입니다’ 등의 흥미로운 스토리가 구매욕구를 자극하는 법입니다. 직무역량을 강조하기 위해 각종 경험 등으로 꽉꽉 채우는 것보다는 본인이 어떤 사람인지 어필할 수 있는 인간적인 스토리를 한 항목 정도에 배치하는 것도 좋은 전략이 될 수 있습니다.

 

명심하십시오. 그들이 원하는 상품은 ‘최고 성능의 지적생명체’가 아니라 ‘같이 일하고 싶은 동료직원’이라는 것을.
 
강윤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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