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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레터] 장래 희망 

어릴 적 제 꿈은 간호사였습니다. 어린 마음에 주사맞는 것이 무서워서 간호사라는 직업에 관심을 갖게 되었는데요. 그 이후 진료 현장에서 아픈 사람들을 치료하는 최전선에서 활약하는 간호사의 모습에 매료됐습니다. 물론 어른이 되어서는 전혀 다른 일을 하게 됐지만, 간호사를 꿈꿨을 때의 동심은 지금도 제게 소중한 기억으로 남아있습니다. 
 
요즘 아이의 꿈은 치과의사입니다. 소방관에서 경찰관, 교사 등을 거쳐 이번에는 치과의사라는 직업에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아이 아빠가 최근에 치과 진료를 받는 모습을 보고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한데요. 아이가 치과의사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칫솔질을 조금 더 꼼꼼하게 하게 되고, 단 것을 덜 먹게 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기도 합니다. 치과의사가 되려면 모범을 보여야 한다고 귀띔했거든요. 
 
물론 장래 희망이 어른이 된 다음의 직업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저도 그렇고, 남편도 어릴 적에는 생각해 보지 않았던 분야에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운이 좋고 노력을 해서 어릴 적 꿈을 이뤄냈겠지만요. 하지만 꿈을 이루지 못했다고 해서 그 꿈이 의미가 없었던 것을 아닙니다. 장래 희망을 꿈꾸던 그 시기의 그 의미와 맥락을 어른이 되어서도 잘 살릴 수 있다면, 그것이 또 성공한 삶이 아닐까 싶습니다. 
 
아이에게는 어떤 직업을 하더라도 좋다고 이야기했습니다. 하지만 그동안 네가 경찰관이나 소방관, 교사, 치과의사를 할 때 가졌던 마음 가짐, 다른 사람에게 어떤 도움을 주는 직업을 갖고 싶다는 다짐을 잊지 말라는 이야기를 전해주었습니다. 고개를 끄덕여주는 아이가 고맙습니다. 
 
우먼스플라워 박종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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