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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레터] 평범한 주부의 시각 

평범한 주부의 시각이 변화를 이끈다. 
 
최근 미국 잡지 뉴요커 기사를 보다가 느낀 점입니다. 현재 망명 중인 벨라루스의 야당 지도자인 스비아틀라나 치하노우스카야가 어떻게 정치인이 되었는지를 다룬 긴 기사였습니다. 당초 치하노우스카야는 정계에 입문할 생각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유력 대선 후보로 꼽히던 남편이 갑자기 구류되고, 이에 후보 등록을 할 수 없게 되자 스스로 대선 후보로 뛰어들어 등록을 한 이야기죠. 유명한 이야기라 다들 한 번은 들어보셨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정치에는 문외한이었던 그녀였지만, 정작 대중 앞에서 외쳤던 “나는 인내하기도 지쳤다. 침묵하기도 지쳤다. 나는 두려움 속에 살기도 지쳤다”는 날 것 같은 연설은 글로 소식을 전해듣는 제게도 감동을 주었습니다. 출마 이유에 대해 치하노우스카야 본인은 정치 커리어도 쌓지 않았고 정치의 언어도 모르지만, 벨라루스 국민과 남편을 위해 출마했다고 합니다. 
 
치하노우스카야는 작년 초까지만 하더라도 평범한 주부였지만, 지금은 그 누구보다도 벨라루스 국민들의 민주화를 위해 앞장서고 세계 전역에서 자국의 민주화를 위해 투쟁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제가 국제정치는 잘 모르지만, 평범한 독자의 시각에서 볼 때 치하노우스카야는 평범한 주부의 입장에서 자국 정치의 부당함에 대한 솔직한 생각을 전했고, 이것이 많은 국민의 울림을 일으킨 것 아닐까 싶습니다. 
 
아이를 재우고 책을 읽다가, 치하노우스카야에게 작은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고 싶었습니다. 또 비단 정치뿐만이 아니라, 오늘날 모든 일상은 평범한 여성들의 시각에서 변화가 시작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한 그 목소리에 많은 힘 있다는 사람들이 귀기울여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우먼스플라워 박종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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