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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레터] 내 인생의 비타민 

아이에게 젤리형 비타민을 권한지는 몇 년 됩니다. 원래 젤리를 좋아하는 입맛이라, 기왕에 먹는 간식이라면 비타민을 먹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한때는 유명 비타민 젤리를 즐겨먹기도 했지만, 지금은 그때 그때 아이가 먹고 싶다는 것을 한 병씩 구매해서 먹이고는 합니다. 
 
저 자신을 위해서는 비타민을 변변하게 먹어본 기억은 없습니다. 출산 전후해서 철분제는 꾸준히 먹었지만, 종합 비타민을 늘 챙겨먹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지금도 비타민 보다는 세 끼 차려먹기 바쁠 때가 많습니다. 
 
부모님께서 늘 하시던 소리지만 ‘인생의 비타민은 자녀’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이제는 초등학생이 됐다고 자기 주장이 강해지고 투정을 부리는 일이 많아진 아이지만, 아이를 키우는 것이 제 인생을 바꿔놓은 비타민 중의 비타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 생각을 하게 된 이유는 주말을 맞아 아이의 끊임 없는 질문에 답을 하다가 지쳐서입니다. 학교에 들어가고 나서, 모든 사물에 관심이 많아질 나이입니다. 이건 왜 이래? 저건? 하면 정말이지 인공지능 로봇을 한 대 들여놓고 싶습니다. 하지만 다른 한 편으로는 아프지 않고 밝고 명랑한 아이로 자라줘서 고맙다는 생각이 들어 비타민을 떠올렸습니다. 분유를 먹던 아이가 어느새 훌쩍 자라 소년이 되어가고 있다는 생각에 뿌듯해집니다. 
 
우먼스플라워 박종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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