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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 서울대교구, 3월 10일까지 미사ㆍ회합ㆍ모임 중단


 
천주교 서울대교구가 다음달 10일까지 모든 미사와 회합, 모임 등을 중단하기로 했다. 서울대교구장인 염수정 추기경은 25일 ‘서울대교구 사제들과 신자분들에게 드리는 담화문’을 통해 “서울대교구 내 각 본당(성당)은 2월 26일부터 3월 10일까지 14일 동안 신자들과 함께 하는 미사를 중지하고 본당 내 회합이나 행사, 외부의 모임도 중단해주시기 바란다”고 발표했다. 
 
공교롭게도 서울대교구가 미사 등 종교활동을 중단하는 시점은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을 묵상하는 사순절이 시작하는 첫날인 ‘재의 수요일(Feria Ⅳ Cinerum)’과 겹친다. 재의 수요일에는 전년도 예수 수난 성지 주일에 축성한 나뭇가지 등을 모아 태워 만든 재를 신부가 축성, 신자들의 머리에 십자 모양으로 바르는 예식이 있다. 염 추기경은 “재의 수요일을 재의 예식과 미사 없이 시작한다는 것이 무척 마음 아픈 일이지만, 신자들의 안전과 생명을 우선적으로 생각해 결정했다”고 밝혔다.
 
종교활동 중단으로 미사에 참석할 수 없는 신자들을 위해 염 추기경은 재의 수요일을 맞아 기도와 단식, 자선을 통해 그 깊은 메시지를 묵상해주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물론 장례미사, 혼배(결혼)미사, 병자성사(죽기 전 신자에게 행하는 의식) 등에 대해서는 각 성당 신부의 재량으로 일임했다. 
 
또한 염 추기경은 “감염과 격리자가 늘어가면서 편견과 배척, 자신만을 위한 이기적인 행동으로 상처를 주고받는다면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라며 “어렵고 힘든 때일수록 서로를 배려하고 사랑의 마음으로 하나가 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방역과 치료, 예방 등을 위해 노력하는 당국자와 의료진에게 감사의 인사와 함께 이들을 위한 특별 기도를 신자들에게 부탁했다. 
 
끝으로 염 추기경은 기도를 하자는 취지로 정치지도자들에 대해서도 덕담을 했다. 염 추기경은 “정치지도자들은 국가의 중요한 선택을 할 때 국민의 생존과 안정을 최우선의 가치로 삼아야 한다”면서 “혹시라도 ‘코로나 19’의 불행한 상황을 정략적이거나 정치적인 도구로 삼으려고 하는 시도는 결코 없어야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담화문에 대해 서울대교구는 코로나 19와 관련해, 주일 미사에 참석하지 못하는 경우 집에서 묵주기도 5단, 해당 주일 미사의 독서와 복음 봉독, 선행 등으로 주일 미사 참여 의무를 대신(대송)할 수 있다고 안내했다. 
 
우먼스플라워 박종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