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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레터] 아이의 생일에는 편지를

아이의 생일은 이미 지났지만 유치원에서 매달 한두명씩 모아서 하는 생일 파티가 있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매달 한두 명씩 모아서 하는 파티로 아이는 그동안 친구들의 생일을 축하하면서도 자신의 차례 오기를 학수고대했습니다.
 
담임 선생님은 제게 문자를 보냈습니다. 생일 파티 때 아이에게 읽어줄 편지를 보내달라고요. 처음에는 그냥 선생님이 적어주면 안 되겠나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다른 한 편으로는 이런 기회를 통해 아이에게 평소 하고 싶은 이야기를 전해보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남편이 가안을 보내왔습니다. 착한 어린이가 되어 달라, 양보하는 어린이가 되어 달라 같은 이야기뿐입니다. 당신의 아들이 매번 친구들에게 상처받는 소심한 아이라는 것은 모르는지. 엄마로서 저는 아이가 조금 더 자신감 있고 자신의 주장을 정확하게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아이가 규칙적으로 생활하고 또 청결에 더욱 신경썼으면 하는 바람도 있습니다. 손 한 번 더 닦게 하고, 아침에 세수 한 번 시키는 것은 전쟁이 따로 없거든요. 또한 최근 재미를 느끼고 있는 태권도에 대해서도 더욱 관심을 가져주기를 바라기도 합니다. 
 
고민 끝에 이렇게 적었습니다. 
 
엄마는 네가 자기 생각을 확실하게 전달하고 남들과 생각을 잘 주고받는 어린이가 되었으면 좋겠다. 
할아버지는 네가 어른들에게 예의 바른 어린이가 되었으면 좋겠다. 
할머니는 네가 아침에 세수를 잘 하는 어린이가 되기를 바란다. 

 

남편은 이렇게 적어왔습니다.  

아빠는 그냥 놀이공원이나 가고 싶다. 
 
이렇게 또 부부가 다른가 봅니다. 
 
우먼스플라워 박종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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