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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장료 대신 기부금, 결국 눈치보다 20달러 냈다  

[아기와 해외여행-6] 미국 자연사 박물관-센트럴파크


 
뉴욕 하면 가보고 싶었던 곳은 메트로폴리탄미술관이다. 평소 미술 감상을 좋아해 메트로폴리탄미술관을 가고 싶었다. (결국 여행 막바지에 가긴 했다.) 하지만 아이와의 여행은 언제나 기대한 대로, 또 계획한 대로 할 수는 없다. 그래서 우선은 숙소에서 가까운 자연사 박물관부터 가보기로 했다. 미국 자연사 박물관은 필드 박물관, 워싱턴 스미스소니언 박물관과 더불어 3대 자연사 박물관으로 꼽히는 곳이다. 공룡 뼈 등이 실물 크기로 전시돼 있는 데다, 실제 동물보다 더 실제 같은 모형 때문에 어린이들 사이에서 인기다. 영화 ‘박물관이 살아있다’의 촬영지로도 유명하다.
 
자연사 박물관에 대해서는 네티즌들 사이에서 ‘도네이션 표’가 인기다. 박물관 이름을 검색하면 각종 블로그에는 도네이션 표 후기가 주르르 나타난다. 정가(23달러)를 내고 구입할 수도 있지만, 자신이 원하는 만큼 박물관에 기부금을 내고 무료입장권을 받는 방식이다. 이전에는 메트로폴리탄미술관에서도 도네이션 표가 있었지만 지금은 사라졌다고 한다. 내 입장에서도 큰마음 먹고 온 뉴욕 여행인데 주머니 사정이 그리 넉넉하지는 않았다. 그렇게 위안을 삼고 줄을 섰다.
 
10분여 기다렸을까. 내 차례가 왔다. 그런데 매표소에 있는 직원의 눈을 보니 도저히 ‘파이브 달러’라고 말을 할 수가 없었다. (일부 후기에서는 돈이 없는데 어떡하느냐면서 '적게 불렀다'는 후기도 있었다.) 게다가 주머니에 10달러짜리 지폐도 어디 있는지 보이지도 않았다.
 
 


아이는 자연사 박물관의 공룡이나 동물 모형도 좋아했지만, 정작 센트럴파크에 나서자 미친 듯이 뛰어다녔다. 평소 아파트 단지 내 주차장에서도 교통사고를 우려해 뛰지 못하게 하는 편이라, 아이는 답답함을 많이 느꼈다. (최근 보내기 시작한 태권도장에서는 방방 뛰고 있다.)
 
센트럴파크에서만 한 2시간을 뛰었을까. 아이가 아니라 내가 지쳤다. 이유는 간단하다. 혼자서 뛰기보다는 누가 잡으러 와주길 바라는 아이의 마음 때문이다. 남편도 곁에서 좀 뛰지만 나이가 들었는지 시원찮다.

 


센트럴파크 안에는 커다란 연못이 있었다. 사진 찍기 좋은 곳으로도 이름이 난 '터틀 폰드'다. 연못에 거북이를 풀어놓았다는 것에서 유래한 이름이다. 복잡한 맨해튼 한가운데에 이런 연못이 있다는 것이 좋았다. 국내에서는 일산에 호수공원이 있지만, 서울에는 이런 호수를 찾기는 어렵다. 다행히 최근 10여 년 동안 북서울꿈의 숲이나 여의도공원, 상암 하늘공원 등 많은 녹지 휴양공간이 확대됐기는 하다. 
 
뉴욕=우먼스플라워 박종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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