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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함 무기로 취준생 사로잡은 '철수' 이 사람

[인터뷰] 크리에이터 철수 인터뷰
솔직함 무기로 대학가에서 입소문
"요즘 취준생 자신감 없어 아쉬워"

 

취업 및 직장인 콘텐츠 크리에이터 철수(34ㆍ본명 김태진)씨는 대학가에서는 꽤 유명한 사람이다. 국내 대표 교육기업인 진학사에서 진행하는 취업콘텐츠 브랜드 ‘캐치’에서 활동한다. 그 중에서 솔직함을 무기로 한 ‘캐치TV’는 취업준비생들 사이에서 인기다. 술 한 잔 먹으면서 회사 현직자들이 폭탄선언을 내놓는 ‘회식합시다’를 비롯해 많은 콘텐츠가 취업준비생들 사이에서 화제를 모은다. 
 
그는 취미가 직업이 된 행복한 사람이기도 하다. 2012년 27세의 나이에 친구와 함께 시작한 팟캐스트가 유튜브가 되고, 취미는 직업이 됐다. 그는 또 한미약품 등 굴지의 대기업을 누비면서 현장을 살펴보고, 이 기업의 비전을 시청자들에게 화면 그대로 전하기도 한다. 때로는 허를 찌르는 질문도 서슴없이 한다. 
 


우먼스플라워는 최근 철수씨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하는 일문일답.
 
-대학에서 무슨 전공을 했나.
 
“행정학을 전공했다. 하지만 전공으로 배운 걸 활용하지도 않고, 기억나는 것도 없기에 고졸이라 말하고 다닌다. 전공보다는 철학, 예술 등 관련한 교양수업을 열심히 들었다. 캠퍼스에서 소주 마시다가 총장님께 걸려서 30분동안 훈계 들었던 기억도 있다.”
 
-첫 직장은 어디였나. 

 

“졸업과 동시에 입사한 신한은행이다. 당시 LG와 동시에 합격했으나 부모님의 권유로 은행을 선택했다. 하지만 1년을 못 채우고 퇴사했다.”
 
-왜 퇴사했나. 
 
“회사와 내가 맞지 않았다. 이후 취업 낭인의 길을 걷게 되면서 ‘취업학개론’이라는 팟캐스트를 시작했다. 이 콘텐츠가 예상 외의 사랑을 받으며 같은 이름의 책도 냈다. 이후 크고 작은 기업에 들어갔다 나오기를 반복하다가, 현재 다니는 진학사에 몸 담게 됐다.”
 
-캐치TV를 시작하게 된 이유는.
 
“캐치는 대학입시 사업으로 유명한 진학사가 만든 취업 관련 비즈니스 브랜드다. 당시 나는 잡코리아에 다니다가 이직을 구상하던 중, 우연히 캐치의 채용 공고를 보게 되었고 운 좋게 입사했다.”
 
-진학사 입사 후에도 바로 캐치TV를 시작하지는 못했다고. 
 
“그렇다. 처음엔 취업 교육 프로그램을 전국 대학교에 영업하는 팀에서 일했다. 밤새 스테이플러 찍고 제본하는 사무업무부터 시작해, 워드나 파워포인트 등 OA 업무도 많이 했다. 힘들기도 했지만, 그 어떤 때보다 더 열심히 일했던 것 같다. 어떨 때는 새벽 한 시까지 야근을 하고 청계천을 걸으면서 내일을 구상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영업 사업이 축소되면서, 대표님과 이사님의 제안으로 현재의 캐치TV 콘텐츠를 시작하게 됐다. 그게 2017년 여름쯤이다. 속된 말로 ‘존버’(계속 버틴다)가 빛을 보는 시점이다.”

 

-캐치TV는 소위 ‘병맛 코드’로도 유명하다. 내부 반발은 없었나.
 
“다행히 크지 않았다. 내게 회사에서 거는 기대가 크지 않았고, 나 역시도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다. 다만 술자리에서 진행되는 직장인 인터뷰 콘텐츠 ‘회식합시다’는 다소 진통을 겪었다. 술자리 인터뷰 콘텐츠는 유튜브에서도 찾아보기 힘들었고, 캐치라는 사이트의 컨셉트와도 거리가 멀었다. 이 때문에 회사 내부에서 적잖은 우려가 있었다. 하지만 네티즌들의 반응이 뜨거워 한 번에 해결됐다.”
 
-어떤 콘텐츠를 만들었나. 

 

“개인적으로 제작해오던 취업 관련 콘텐츠인 취업학개론을 캐치TV에 맞게 만들기 시작했다. 취업학개론은 취업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를 전하는 토크쇼 형식이다. 이후 직장인 술자리 인터뷰 콘텐츠인 ‘회식합시다’, 직장인들의 이슈를 편하게 털어놓는 ‘직장학개론’, 채용공고 분석해보기 등으로 사회초년생의 관심을 얻을 수 있었다. 
 
그 외에도 기업을 방문하는 ‘캐치가간다’, ‘캐치가한다’ 등의 포맷을 만들었는데 캐치TV의 간판 프로그램으로 자리잡았다. 사실 기업에서 제작 제휴 요청이 와서 개발한 포맷인데 지금은 회사의 간판이 됐다. 물론 콘텐츠가 다양해졌지만 ‘취준생과 직장인에게 살아있는 정보를 전하자’는 기조는 여전하다. 아무리 좋은 정보도 전달이 되지 않으면 죽은 것과 다름없기 때문이다.”
 
-기억에 남는 출연자가 있다면. 
 
“고졸 출신 디자이너, 전문대 출신 개발자, 흙수저 출신 미국 이민 개발자. 이 세 분이 기억에 남는다. 일반적으로 받아들이는 성공의 프로세스가 아닌 마이너한 위치에서 본인들의 성공을 일궈 낸 청년들이다. 사회적 기대로부터 소외된 위치에서 무시하는 시선과 회의적인 환경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긍정적인 마인드로 자신의 분야를 개척한 분들을 통해 감명을 받았다. 학교 이름, 회사 간판, 소득 수준으로 사람을 판가름하는 세태에 일침 하는 의미 있는 인터뷰이기도 했다. 이 인터뷰들은 마이너한 위치에 처한 누군가의 삶을 바꿀 수 있는 작은 이정표가 됐을 것이라고 자부한다.”

 

-취준생을 위해 면접이나 행사도 많이 하는데 어떤 걸 하나. 

 

“채용 시즌에는 모의면접 및 고민 상담 프로그램, 취업 시즌이 끝나면 취업에 실패한 취준생을 위로하는 무료 비어톡(beer talk) 행사를 진행한다. 처음에는 한두 명 모아 진행하는 작은 행사가 될 것으로 생각했지만, 매 프로그램마다 정해놓은 참여자보다 많은 사람이 지원한다. 참여자들의 만족도도 높은 편이다. 
 
또한 지금까지는 취준생들의 지친 마음을 달래주는 것에 방점을 찍었다면, 앞으로는 조금 더 취업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기술’에도 주력하고자 한다. 무엇보다 현재의 사설 취업 컨설팅 시장에 큰 불만이 있다. 돈 없는 학생은 취업 컨설팅 받기도 부담스러운 현 상황을 바꾸는 데 작은 힘을 보태고자 한다.”

 

◇“요즘 취업준비생 자신감 없어. 지겨울만큼 노력해야”

 

-취업 코치를 해서 합격했던 사례 중 기억에 나는 사람이 있다면. 

 

“코치라 말 할 만큼 체계적으로 관리를 해주지는 않지만, 저희 상담과 모의면접 덕분에 취업에 성공했다는 친구들이 꽤 있다. 그 중에 일부는 따로 찾아와 선물을 전하기도 하고 개인적으로 합격 소식을 전해주기도 한다. 내 역할에 비해 과한 감사를 받는 거 같아 부담스러울 때도 있다. 취업은 결국 본인이 하는 것이고 주변의 도움은 일부에 그친다. 스스로의 노력에 칭찬을 하라는 말과 함께 축하를 전한다.”
 
-요즘 취업 준비생들의 특징은. 
 
“자신감과 의욕이 없다. 취업 상담을 하다 보면 계속되는 탈락에 취업을 지레 포기하는 지원자들이 꽤 많다. 좋은 학교, 높은 영어성적, 훌륭한 대외활동 경력에도 대여섯 개의 기업에 떨어지면 취업 자체에 회의를 느끼는 친구들을 보며 답답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개인적 경험을 이야기하자면, 나는 재취업을 준비할 떄 1년에 200곳이 기업에 지원했다. 한 곳에서 탈락하면, 두 곳을 추가로 지원하자는 생각으로 달렸다. 그 결과 재취업에 성공했다. 취업은 포기하지만 않으면 결국 되는 게임이라는 걸 몸으로 증명한 셈이다.
 
또한 취업에서의 성공은 세상이 말하는 소수의 좋은 기업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본인과 맞는 단 하나의 기업을 찾는 과정이다. 그 과정이 쉬운 사람도 있고 어려운 사람도 있다. 하지만 결국 자신의 길은 찾게 돼있다. 어떠한 것이든 지겨울 만큼 노력해보고 고민하고 결정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 과정 역시 단순 목적 달성을 위한 수단이 아니라 본인 인생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게 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요즘 취준생들에게 인기가 있는 회사를 꼽는다면. 
 
“일단 공기업 전체가 있고, 그 외에 SK텔레콤, 삼성전자다. 먼저 공기업은 블라인드 채용으로 전환되면서 무스펙 흙수저 취준생들의 희망으로 떠올랐다. 실제로 NCS(국가직무능력표준) 전형으로 바뀌면서 지원이 좀 쉬워진 경향이 있고, 채용규모가 확대되면서 가능성이 높아진 측면도 있다. 얼마 전 퇴사한 우리 회사 직원도 현재 공기업을 준비하고 있다. 
 
SK텔레콤은 높은 수준의 연봉과 좋은 기업문화로 유명하다. 삼성전자는 국내 매출 1위 기업으로, 채용 규모도 크다.”


-여성 취업준비생은 어떤 애로사항을 말하나. 
 
“남녀를 불문하고 힘들다고 말하는 취준생들이 많아 그들 입장에서의 차이는 없으나, 여성 지원자들은 환경적으로 차별받고 있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나는 업무 특성상 채용 담당자들을 많이 만나는데, 그 중 일부로부터는 여성 지원자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또한 구체적으로 말하기는 어렵지만, 일부 사례에서 여성지원자에게 보이지 않는 불이익이 있다. 능력 있는 여성 지원자들이 이러한 불편한 현실의 희생양이 되는 날이 하루빨리 끝나길 바란다.”
 
-경력단절여성 재취업 문제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나도 결혼을 했고, 지인들도 결혼과 출산을 경험하는 나이가 됐다. 말로만 듣던 여성의 경력단절여성을 눈으로 보기 시작했다. 그들 중 일부는 근로의욕이 있음에도 육아와 집안일을 병행해야 하는 현실적 어려움으로 취업 시장에 뛰어들지조차 못하고 있다. 이 경우를 보며 단편적인 생각으로 최근 일부 업종에서 도입되기 시작한 시간제 정규직이 도움이 되지 않을까 떠올리기도 했다.

 

나아가 이러한 시간제 정규직 중 높은 성과를 달성한 일부에게 풀타임 정규직 전환의 기회를 부여하는 등의 추가적인 지원책이 마련된다면 그들의 어려움이 조금이나마 해소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어려운 문제라, 섣부른 내 답변에 비판 댓글이 달리지 않을까도 걱정된다. 하지만 경력단절여성에게 조금이라도 더 많은 취업 기회를 줘야 한다는 것에 동감하며 생각해낸 의견이니 좋게 봐 달라.”
 
-향후 포부는? 


“취준생-직장인 콘텐츠로 유명 크리에이터가 되고 싶다. (지금도 팔로워 4만명이 넘고, 대학가에서는 꽤 유명한 인물이다.) 먹방, 게임 등 단순 재미 콘텐츠가 아닌 젊은이들의 현실인 취업과 사회생활에 관한 이야기로 더 많은 공감을 받고 싶다. 단순히 내가 더 유명해지는 것보다 내가 하는 그들의 이야기를 더 많은 이들에게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 인터뷰 보신 분들 꼭 캐치TV 유튜브 구독해 달라.(웃음)”
 
우먼스플라워 박종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