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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트로 인기로 중고시장서 ‘프리마 병’ 고가 거래

델몬트 쥬스병·코카콜라 병·철제 선풍기·비닐 우산 등
“창고에 쌓아둔 물건 팔아 돈 벌 수도 있어”

뉴트로와 빈티지 등이 인기를 끌면서 중고시장에서 이른바 '끼워주던 물병'이 본품의 몇 배 가격에 팔리는 기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20년 전 번들이라는 형태로 무료로 받던 유리병이 몇 만원에 팔리는 일도 다반사다.

 

중고거래 플랫폼인 중고나라에 따르면, 1989년에 생산된 동서 프리마의 빈 병은 3만 5000원대에 거래되고 있다고 한다. 당시 프리마가 몇 천원에 팔렸던 것을 감안하면, 빈 병이 프리마 본 상품보다도 비싼 가격에 판매되고 있는 셈이다. 한편, 롯데칠성의 델몬트 주스 유리병은 1만원대에 팔리고 있었다. 주스를 담는 병이었지만 소비자들이 보리차를 담는 데에 자주 사용했던 용기다. 주스를 첫 개봉할 때 '뻥' 소리를 다시 듣기 위해 주스 사는 날을 기다렸던 어린이들도 있었던 아이템이다. 1985년에 생산된 1리터 짜리 코카콜라 유리병의 가격은 심지어 7만원대다. 오늘날 콜라 페트 한 병의 가격을 감안하면 20병 이상의 가격이다. 
 
고가에 거래되는 ‘빈티지 상품’은 빈 병만이 아니다. 파란색 플라스틱 팬을 단 옛날 선풍기는 5만원에 올라왔다. 철제 선풍기는 4배 비쌌다. 우산대와 살을 대나무로 만든 파란색 비닐 우산은 5만원 대였다. 판매자는 '진열해도 좋고 동창회나 모임에 가져가시면 인기 짱'이라는 설명을 곁들였다.
 
한 중고 물품 판매자는 “뉴트로·빈티지 상품이 인기를 끌면서 빈 병 같은 물건들이 상품으로 판매되고 있다”며 “누구든 창고나 찬장에 쌓아 둔 오래된 물건으로도 돈을 벌 수 있다”고 말했다. 중고나라 관계자는 “빈 병 수집가들의 수요가 가격을 높게 형성한 측면도 있다”며 “하지만 젊은 사장님들이 개업하는 빈티지 스타일 카페나 식당에서 소품으로 사용하는 트렌드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우먼스플라워 주동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