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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입덧 끝났다지만…한없이 피곤하고 두려운 임신부의 삶 

출산일 기다리는 전업주부 김민희씨 만나보니
외국계 회사 인사총무팀 출신으로 결혼하며 퇴사
“좀 더 일하고 싶었지만 임신하면서 퇴사하게 돼”
노산에 초산…“두렵긴 해도 긍정적으로 기다려”



가을이 성큼 다가왔다는데 난 덥다. 그리고 몸도 무겁다. 밥 한 끼 먹고 나면 나른하고 또 피곤하다. 아기를 기다린다는 남편의 말이 달콤하게 들릴 때도 있지만, 때로는 너무 졸려서 아무런 말도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
 
한 두 문장만 읽어도 알 법한 상황. 그렇다. 김민희(35)씨는 임신부다. 내년 1월 태어날 아기를 기다리며 태교에 집중하고 있다. 약간은 늦어 보이는 결혼, 그리고 이어진 임신까지. 더 일하고 싶었지만 ‘노산’ 소리를 듣는 주부로서 부담도 없지는 않았다. 이런 저런 이유로 결혼 이후 회사를 그만두고 전업주부가 됐다. 
 
어쩌면 당장 내 이야기일수도 있고, 우리 언니나 동생, 딸의 이야기일 수도 있다. 우먼스플라워는 지난 1일 김씨를 만나 전업주부의 일상에 대해 들어봤다. 
 
-당신은 누구인가. 
“서른 다섯 전업주부 김민희다. 경기도 하남시에 산다. 본래는 타 지역에 살았는데 결혼하면서 남편을 따라 근거지를 옮겼다.”
 
-결혼하면서 회사를 그만둔 건가. 

“그렇다. 결혼 전에는 여러 외국계 회사에서 사무직으로 일했다. 주로 인사나 총무팀에서 업무를 봤다. 하지만 결혼 후 임신 계획이 있어 회사를 그만뒀다.”
 
-좀 더 일하고 싶은 욕심은 없었나. 
“물론 있었다.”
 
◇ 임신 초기 임산부석 앉았다가 ‘민망’, 그 이후는 임산부 배지 착용
 
-임신부로서 몸이 힘들지는 않나.
“임신 초기에는 너무 힘들었다. 하지만 입덧이 끝나고 지금은 어느 정도 임신한 몸 상태에 적응이 됐다. 요즘엔 잘 먹고 컨디션도 좋아 요가도 배우고 산모교실도 다니며 지내고 있다.”
 
-임신부로서 애로사항이 있었다면. 

“초기에 배가 나오지 않았을때 임산부석에 앉아 가다가, 주위 사람들의 시선에 민망했던 적이 있다. 그날 이후로는 임산부 배지를 달고 임산부석에 앉는다.”
 
-커피나 술이 먹고 싶지는 않나.  
“의사가 하루에 커피 한 잔 정도는 괜찮다고 해서, 가끔 커피를 마신다. 물론 연하게 해서 먹는다. 맥주를 정말 마시고 싶을때는 무알콜 맥주를 따서 입만 축인다.”
 
-병원은 자주 가나. 
“집 근처 산부인과를 가고있고, 임신 중기라 한달에 한번 간다. 남편과 함께 병원에 가고 있다.”
 
-소위 ‘노산’으로 분류되는데. 
“그렇다. 병원에서도 고령 임산부에 해당 된다며 추가 검사를 권하더라. 노산 소리도 듣고 또 초산이라 두려움은 있지만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려 노력하고 있다.”
 
-남편은 가사를 많이 도와주나.  
“내 입장에서 생각을 많이 해 주는 편이다. 다만, 집안일이나 식사준비를 도와 달라 했을때 대답만 하고 적극적으로 도와주지 않을 때 섭섭한 적도 있다.”
 
-태교는 무엇을 하나. 

“태교용품 만들기 같은 것을 한다. 책을 읽거나 음악감상을 하기도 한다. 요즘 들어서 부종과 저림 증상이 생겨 임산부 요가도 시작했다.”
  
-아직 태교 중이지만, 출산 후 직업 복귀에 대한 욕심이 있을 것 같다.  
“일단은 몇 달 뒤 태어날 아기를 잘 키워야 된다는 생각뿐이다. 양가 부모님이 멀리 사시고 남편 직업상 늦게 퇴근하기 때문에, 아기가 어느 정도 클 때까지는 재취업이나 창업은 불가능 할 것 같다는 생각도 한다. 물론 자기계발과 미래 설계에 대한 필요성은 절감하고 있다. 하지만 무언가를 배우기에는 피곤하고 지치는 것도 현실이다.”
 
-아이는 어떻게 키우고 싶나.

“남편이 운동을 너무 좋아해서 건강하고 운동신경만 좋다면 운동선수가 되었으면 한다.”

 

-지금 먹고 싶은게 있나.   
“새콤달콤한 자두가 먹고 싶다.”
 
우먼스플라워 박종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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