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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베트남 오가며 웹툰회사 키우는 두 한국 청년

 

축산업체에서 고기를 손질하는 정형사(定型士)로 일하는 하마루. 어느날 직장 상사의 권유로 일본 출장을 떠난다. 하지만 그곳에는 야쿠자의 범죄 조직이 있었고, 그곳에서 하마루는 킬러로 성장한다.
 
지난달부터 네이버에 연재 중인 일요일 연재 웹툰 ‘러스트’의 시놉시스다. 한국과 베트남에서 웹툰 유통 제작업을 하는 레블코퍼레이션이 내놓은 작품이다. 연재 한 달 동안 구독자 3만3000명이 생겼고 입소문이 나고 있다. 레블을 이끌고 있는 것은 30대 두 친구 김동린 대표와 최성락 대표. 이들의 포부를 믿고 지금까지 92억원의 투자가 몰렸다. 
 
우먼스플라워는 공동대표 두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Q. 레블 코퍼레이션은 어떤 회사인가요. 
“한국과 베트남을 잇는 글로벌 웹툰 유통 제작사입니다. 회사의 주력사업은 한국의 기획자들이 창작한 스토리와 콘티를 바탕으로, 베트남 작화 인력들이 웹툰을 만들어서 한국, 일본, 미국 시장에 웹툰을 제작하는 것입니다. 작년에 시리즈A 투자를 유치하고 자사 오리지널 작품을 준비하는 기간을 가져왔습니다.”
 
Q. 두 창업자가 고교 친구였다고 들었어요. 
“저희는 고등학교 때부터 함께 창업의 꿈을 키워왔습니다. 여러 사업에 대한 도전과 시행착오를 함께 겪어 왔습니다. 대기업 인턴, 컨설팅 교육, 서울시 인턴 등을 경험하면서 대학생 때 창업을 진지하게 검토하고 시행착오를 겪었습니다.” 
 
Q. 창업을 굳이 베트남 호치민에서 시작한 것이 특이합니다. 
“부모님의 도움 없이 대한민국에서 청년 창업을 하기란 쉽지 않았습니다. 그 때 저는 중국 상하이로 교환학생을 가서 공부하고 있었는데요. 그곳에서 국비 유학으로 상하이에 온 베트남인 친구를 만났습니다. 그를 통해 베트남의 문화, 경제, 정치에 대한 알 수 있었죠. 그 때 매력적이었던 것은 대학생 수준으로 모을 수 있는 돈으로도 베트남에서는 창업이 가능하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베트남 창업을 준비하게 됐습니다.” 
 
Q. 베트남은 완전히 낯선 곳이었을텐데요. 
“베트남에 가본적도 없고, 베트남 친구도 한 명 밖에 없던 상황인지라 저희는 저희가 한국에서 준비할 수 있는 것을 생각해봤습니다. 그래서 나온 것이 한국인으로써 베트남 문화를 체험하고 베트남에 한국 문화를 소개하는 유튜브 채널 ‘한꿕브로스’입니다. 인기가 늘어 CJ의 다이아TV와 계약도 했습니다. 

 

이후 베트남에서 여러 시도를 했습니다. 퓨전타코레스토랑으로 여행 플랫폼 트립어드바이저에서 호평을 받기도 했고, 유튜브채널은 구독자 100만명을 넘었습니다. 물론 실패도 많았습니다. 지금은 이 경험을 바탕으로 두 나라의 강점을 잘 살릴 수 있는 ‘한-베 크로스보더 웹툰 유통 제작사’를 비전으로 회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Q. 두 나라에서 업무 분장이 어떻게 되나요. 
“회사에는 30명의 한국 인력과 90명의 베트남 인력이 협업하고 있습니다. 한국 인력은 주로 ‘전략팀, 스토리팀, 연출팀, 작화팀’으로 구성되어 있고, 베트남 인력은 웹툰 제작을 위한 인력으로 ‘통번역팀, 스케줄 코디네이팅팀, 제작팀’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베트남 제작팀의 경우 웹툰의 공정에 따라 나눠져 있습니다. 제작팀은 공정별로 스케치와 선을 그리는 선화팀, 웹툰의 배경을 작업하는 배경팀, 색과 효과를 넣는 채색팀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Q. 두 나라에서 업무를 보는 것이 쉽지는 않을텐데요. 
“예술이나 작화의 영역은 같은 한국 사람끼리도 기준이 다르기 다반사입니다. 하지만 언어적 장벽이 존재하는 국가 간의 협업, 그것도 그림과 만화를 기준으로 하는 협업에서는 서로에 대한 인식과 이해의 차이가 더 크게 나타났습니다. 이 떄문에 음성적 표현의 피드백 표현 보다는 문자적 표현을, 문자적 표현보다는 직관적인 레퍼런스 위주의 피드백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오해를 줄이고 협업을 도모하겠다는 것이죠.”
 
Q. 업무공정 툴을 쓴다고요. 
“피그마나 아사나 등 앱개발에 주로 쓰는 업무공정 툴을 쓰고 있습니다. 예컨대 노을진 하늘의 색깔이 너무 빨갛다고 PD가 판단을 했다면, 해당 내용을 문자적으로 ‘하늘 색깔이 너무 붉으니, 채도를 줄여달라’는 형태로 코멘트를 달기보다는 ‘피그마’ 시스템 상에 해당 이미지가 업로드 되어 있고 실시간으로 그 옆에 사진 또는 다른 컷의 이미지 레퍼런스를 추가하여 피드백을 전달하는 식의 업무 프로세스를 적용하고 있습니다. 문자적 표현보다는 이미지적 표현이 양국 담당자의 협업을 도모하고 의견 차이를 줄인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Q. 투자자의 마음은 어떻게 이끌어냅니까. 
“레블코퍼레이션 사업모델 자체의 타당성, IP의 경제성, 사업모델의 확장성이 이유가 될 것 같습니다. 또한 한국과 베트남이 두 나라 사람들의 특징에 대한 깊은 이해를 가지고 있는 팀이라는 점도 큰 이야기 될 것 같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크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공동창업자들이 함께 베트남에서, 코로나 상황 속에서, 방법을 찾아내고 그 방법을 빠르게 실행하고 그 과정에서 나오는 부족함을 매꾸기 위해 노력하고 증명했다는 점이 투자자분들께 잘 전달되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Q. 직원은 몇명이고, 여성은 몇명인가요.
“회사에는 30명의 한국 인력과 90명의 베트남 인력이 협업하고 있습니다. 한국기업의 여성은 20명으로 66% 정도 근무하고 있습니다. 스타트업으로서 일과 가정의 적절한 균형이 이루어져야 지속적이고 건강한 형태의 사업모델이 진행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여성가족부 가족친화기업을 신청하였고, 12월에 인증 결과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Q. 유튜버를 겸하고 있는데, 애로사항이나 장단점 등이 있는가요
“유튜브를 통해 얻게되는 베트남 관련 인사이트가 직관적으로 사업적으로 베트남 분들과 업무를 진행할 때 많은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사업도 하면서, 유튜브도 참여할 때는 가끔 에너지가 두 배로 필요할 때가 있긴하지만, 최근에 구독자 100만명을 달성하게 되어 보람을 느끼며 하고 있습니다.”
 
Q. 끝으로 이 글을 읽는 청년 독자들에게 한 마디 해주세요. 
“모르는 분야라고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면 지금 제가 하고 있는 일은 생각지도 못했을 것 같습니다. 오히려 잘 모르는 상태기 때문에 겁없이 접근하고 경험해본 것이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 과정을 저는 혼자했다면 절대 지금 처럼은 못했을 것 같습니다. 다양한 경험을 함께 나누고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좋은 팀원을 찾을 수 있거나, 그런 팀원이 곁에 있다면 취업이 됐든, 취직이 됐든, 취미가 됐든 멋지고 재밌는 일을 할 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우먼스플라워 박종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