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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바닥 갈라지고 다리 아파도 손님들 ‘셀카’ 찍으며 웃을 땐 행복해요”

헤어디자이너 김아라씨 인터뷰
"나이 들어도 할 수 있는 일에 만족"
손에 약품 ‘독’, 하지정맥류 앓아도
고객들 만족에 자신감·행복 얻어

 

“손을 씻고 소독하고 연고를 바르고 핸드크림을 바른 뒤에 시술 장갑을 꼈어요. 그래도 1~2년 차 때까지 샴푸·약품 ‘독’이 오르더라고요. 손바닥·손등·손목이 거북이 등껍질처럼 갈라져 피가 나는 상태로 물에 손을 넣고 드라이어 바람을 쐴 땐 포기하고 싶기도 했죠.”

 

헤어디자이너 김아라(27) 씨에게 ‘가장 힘들었던 때’를 물었을 때 돌아온 답이었다. 오랜 시간 서 있다 보니 어린 나이에 하지정맥류 수술까지 했지만, 셀카를 찍으면서 활짝 웃는 손님들을 보면 뿌듯해져 모든 걸 잊는다고 한다.

 

“저까지 더 밝고 긍정적으로 변해요. 가족들을 꾸며줄 수 있을 때도 정말 뿌듯하고요”라는 김 씨를 만나 헤어디자이너로 지내는 이야기를 들어봤다.

 

◇ 외모뿐만 아니라 감정까지 바꿀 수 있는 일

 

- 언제부터 헤어디자이너 일을 시작하셨나요?
“2011년 9월이요. 고객들을 맞이하는 것부터 시작해 1대1 맞춤 스타일 상담, 시술, 마무리 등을 맡고 있습니다.”

 

- 다른 직업을 꿈꾸신 적은 없으세요?
“대학에 들어가기 전까지 헤어디자이너와 모델 쪽에 모두 관심이 있었어요. 그래서 고등학생 때 방과 후에 미용학원과 모델학원을 모두 다녔습니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서도 일하기엔 미용 기술을 배우는 편이 좋을 것 같아 아쉬움을 뒤로 하고 미용을 택했어요. 대학에 뷰티과로 입학해 헤어를 전공하고 서울로 조기 취업하면서 헤어디자이너의 길을 걷기 시작했습니다.”

 

- 미용에 관심을 가진 계기가 궁금합니다.
“누군가가 꾸며준 자신의 모습을 보면 새롭기도 하고, 달라진 분위기 때문인지 기분도 전환되잖아요. 다른 사람을 꾸며드림으로써 외모뿐만 아니라 그 사람의 감정까지 바꿔줄 수 있다는 생각에 헤어디자이너를 꿈꾸기 시작했습니다.

 

행복해하는 손님들의 모습을 보면 저까지 밝아지는 건 말할 것도 없고요. 제가 꾸며드린 손님들이 만족해하시고, ‘셀카’를 찍으시면서 기분 좋아하시는 모습을 보면 힘들었던 일도 다 잊을 정도로 뿌듯해요.”

 

◇ 손끝부터 손목까지 갈라지고 하지정맥류 오기도

 

- 일하시면서 힘들 때는 없으세요?
“지금 있는 직장에서 어려운 점은 없어요. 대신 미용 생활 하면서 힘들었던 적은 있습니다. 인턴 시절부터 헤어디자이너 1~2년 차 때까지는 손이 마르기도 전에 물이 닿고 샴푸·약품 독이 올라 거북이 등껍질처럼 손바닥·손등·손목이 갈라져 피가 나더라고요.

 

시술 장갑을 끼고 시술 후에 손을 깨끗하게 씻고, 소독하고, 연고를 바르고, 핸드크림을 발라도 소용이 없더라고요, 그 상태로 일하는 내내 손에 다시 물이 닿거나 헤어드라이어 바람이 닿을 때면 ‘이렇게까지 고생하면서 이 일을 해야하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속상하기도 하고, 손님들에게 그런 제 손을 보이기도 싫어서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까지 들었어요.”

 

 

- 다른 힘든 순간은 없었나요?

“컴플레인이 들어왔을 때도 많이 힘들죠. 그래도 힘들어하기보다는 같은 실수를 안 하려고 공부하면서 조금씩 더 배우려고 하는 편입니다. 또 직업 특성상 오래 서 있다 보니 하지정맥류가 오기도 하는데, 저도 하지정맥류로 수술한 경험이 있어요. 헤어디자이너를 꿈꾸는 분들은 쉬는 시간에 꼭 틈틈이 자신의 다리를 주무르셨으면 좋겠어요.”

 

- 이 일을 하면서 보람을 느낄 때가 있다면?
“방문할 때마다 저를 찾아주시는 손님들을 보면 감사하죠. 또 시술 후에 마음에 든다며 손님들이 기분 좋게 돌아가실 때, 다음에 또 오셔서 ‘주위에서 머리 예쁘대요”라고 말씀하실 때, 새로운 손님이 ’소개받았다‘면서 예약하고 와주실 때 모두 뿌듯하고 기쁩니다.

 

장점을 꼽는다면, 다양한 연령대의 고객들과 대화하면서 여러 분야의 교양을 쌓을 수 있어요. 무엇보다 제 가족들을 꾸며줄 수 있을 때 이 일을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죠. 행복해하시는 손님들을 보면서 저까지 밝고 긍정적으로 바뀌는 건 말할 것도 없고요.”

 

 

◇ ‘공부 못하는 애들이 한다’ 옛말에 꿈 포기하진 않았으면

 

- 취업할 때 구인 정보 등은 어떻게 얻으셨나요?
“헤어를 전공하다 보니 대학생 때 제가 다니는 학교로 취업설명회를 와주시는 샵이 많았어요. 첫 직장이 곧 사회로 내딛는 첫 발걸음이다 보니 고민이 많았는데, 취업설명회를 통해 제게 보다 잘 맞는 곳을 찾아 취업할 수 있었습니다. 다른 방법으로는 교수님과 면담을 하거나, 구직 사이트를 찾아 취업하는 친구들도 봤어요.”

 

- 직장을 택할 때 어떤 것들을 고려하는 편이세요?
“다른 직장인들과 비슷할 것 같아요. 교통은 편리한지, 휴일은 어떤지, 어떤 시스템으로 교육을 하고 샵을 운영하는지, 근무 시간은 얼마나 되는 지 등을 고려했습니다.”

 

- 동종 업계 여성들이 겪는 어려움이 있다면?
“굳이 꼽자면 여성분들이 비교적 일을 일찍 시작하다 보니, 연차가 낮을 때 어려 보인다는 이유로 몇몇 손님들에게 무시당하는 경우가 있어요. 그럴 땐 기죽지 말고 더 당당하고 똑 부러지게 소통하면서 만족도를 높여드리는 방법을 권해 드리고 싶어요.”

 

- 헤어디자이너를 꿈꾸는 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옛날 옛적엔 ‘공부 못하는 애들이 미용한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었던 것 같아요. 이런 잘못된 시선 때문에 꿈을 포기하시는 분은 없었으면 좋겠어요. 미용은 끝없이 배워야 하고, 컬러의 경우 몇 그램 차이로 결과물이 달라지기도 해 세심함과 전문성이 필요한 분야에요. 무엇보다 들인 노력의 배로 뿌듯함이 돌아오는 직업인 만큼, 잘못된 시선 때문에 이 직업을 포기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또 샵 분위기도 중요하지만, 다른 직업과 마찬가지로 자신이 어떤 마음가짐과 직업의식으로 일을 하냐에 따라 결과물과 만족도는 달라질 수 있으니 즐기면서 일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끝으로 어떤 일을 하든 건강이 최우선이니 미용업계에 계시거나 취업을 준비하시는 분들 모두 몸 챙기시면서 좋아하시는 일을 오랫동안 하시길 바랍니다.”

 

우먼스플라워 주동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