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서울대 출신 엄친딸, 행시 대신 '블록체인'에 빠져든 까닭

크로스앵글 박재원 매니저 인터뷰
코리빙공간 거주하며 블록체인 '올인'

 

 

 

서울대 외국어교육계열을 수석으로 입학하고 경제학과를 복수전공해, 우등으로 졸업했다. 곧이어 금융위 산하 공공법인 신용회복위원회에 취직했다. 그런데 이 모든 것을 뒤로하고 박재원(29)씨는 블록체인 업계에 뛰어들었다. 일하는 곳도 블록체인 회사인데 먹고 잠자는 곳도 '논스'라는 블록체인 코리빙 스페이스다. 그는 블록체인 전문매체에 '디지털자산 시대의 도래'라는 글을 연재하기도 했다. 역사적으로 소유권이 변해 온 양상과 동시에 블록체인 기술이 현 소유권 체계와 대중의 인식을 어떻게 전환할지에 대해 쓴 글이다.

 

남들과는 다소 다른 톡톡 튀는 삶을 살고 있는 박씨의 일상과 블록체인에 대한 애정에 대해 물어봤다. 이하는 일문일답. 

 

◇서울대 수석입학, 우등졸업…엄친딸의 반란

 

-현재 하는 일은.

 

"코드체인 사업개발 팀장으로 일하다가 현재 크로스앵글이라는 스타트업에서 사업개발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회사의 규모는 작지만 변화의 최전선에서 내가 많은 기여를 할수 있다는 것에 보람을 느낀다.  안정을 추구하던 과거 일하던 공익법인에서는 전통적인 시스템 내에 수직구조안에 있다는 것을 느꼈다. 나의 경우에, 블록체인을 통한 자산 토큰화를 통해 기존의 자본과 노동이 분리된 사회 구조가 변할 수 있다고 믿는다."

 

-안정성을 추구했던 과거, 그래도 '엄친딸' 아닌가.

 

"시스템 내 인간일 뿐이다. 타성에 젖어 살았는데 그를 몰랐을 뿐.  좋은 대학에 가야하니까 공부를 열심히 했고, 아버지께서 교원자격증이 나오는 과를 갔으면 좋겠다고 해서 사범대에 지원했다. 이후,  많이들 준비하던 행시 공부를 했었다. 원래는 영어교육과였는데 이때부터 경제학도 공부하게 됐다.  행시공부를 하면서 늦바람이 제대로 들었다. 클럽을 가기도 하고 시험 일주일 전에는 아무것도 안해서, 2차시험에서 두번이나 떨어졌다. 결국은 취업을 했는데 그마저도 안정적인 신용회복위원회라는 공공법인이었다. 안정적인 삶이 내가 원하는 삶인 줄 알았다. 그러다 주체적인 삶을 살자는 생각으로 신용회복위원회를 3년차때 퇴사하고 블록체인에 뛰어들었다."

 

 

-인생이 블록체인이라고.

 

"삶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블록체인이다. 일하고, 심지어 먹고 자는 곳도 블록체인 코리빙 스페이스다. 현재 살고 있는 논스는 각기 다른 배경, 다른 관심사에 의해 블록체인에 빠진 사람들이 모인 블록체인 코리빙 스페이스다. 블록체인에 대한 세미나 뿐만 아니라 블록체인이 사회와 개인을 어떻게 바꿀 것인지 도 논의하고 있다. 이들과 함께 하다보니, 타인이 원하는 삶을 사느라 정작 내 자신에게 소홀했던 것을 깨닫게 됐다. 세상의 기준과 관계없이 진정으로 사랑하는 일에 도전하는 사람들과 함께 있으면 용기가 난다. 탈중앙화, 투명성, 분산화 라는 블록체인의 철학이 누구에게나 해당되는 말은 아닐수 있다. 하지만, 전통적인 구조 내에서 자아에 대한 생각은 한번쯤 해볼만하다. "

 

◇암호화폐 정보 공시플랫폼에서 일해

 

-왜 블록체인인가.

 

"여전히 세계 금융질서를 주도하는 구조는 존재하나 그 속에서 인간은 해답을 찾으려 노력한다. 그 답이 블록체인이 될수 있다고 생각한다. 블록체인 기술이 인간의 손에 들어온 이상 이 역시 오히려, 정치 경제적 세력을 강화하는 수단으로 블록체인이 이용될 가능성도 높다.  하지만, 블록체인의 수평성, 투명성, 분산성이 반영된 각종 프로젝트가 시도되고 그 과정에서 사회가 변화될 수록  여러가지 문제가 해결될 여지가 있다고 믿는다. "

 

-블록체인이 광범위 한데, 어떤 분야에 속해있나.

 

"현재 내가 속한 크로스앵글은 블록체인 산업의 건전한 발전을 위한 정보 공시플랫폼이다. 기존 주식시장이 투자자보호를 위해 회사의 사업, 재무와 관련한 정보를 정기, 수시로 공시하는 반면, 암호화폐 시장에는 그런 제도가 없어 투자자가 각종 숨겨진 정보에 대비하지 못하고 피해를 볼 가능성이 훨씬 높다. 이번 추석이 지나고 내년 상반기까지 특금법 개정을 위해 한국 정부도 암호자산 제도화에 대해 진지한 논의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 경우 암호자산 투자자 보호 시스템이 갖춰져있지 않은 거래소들은 인·허가를 받기 힘들어 질 것이다. 그렇게 되면 한국의 100여개 거래소들이 양성화·제도화로 갈 것으로 전망된다. "

 

-정보공시 플랫폼을 간략히 소개해달라.

 

"크로스앵글이 개발하고있는 ‘쟁글(Xangle)’은 앞서 말한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토큰 프로젝트로부터 정보를 모으고 정리했다. 한국뿐 아니라 세계 암호화폐 거래소들과 파트너십을 맺어, 거래소에서 토큰 상장시 크로스앵글의 보고서를 활용하고 있다. 한국에는 코인원, 빗썸, 코빗 등 선도적인 거래소가 쟁글과 파트너십 맺어 더욱 건전한 시장형성을 위해 계속 노력 중이다."

 

◇끝없이 배우고 성장하는데 희열느껴

 

 

-블록체인 외에 관심은?

 

"요즘 폴댄스에 빠져있다. (박씨는 한국폴스포츠연맹의 전문가 3급 자격을 취득했다.) 폴댄스 자체가 고난이도라, 어려운 동작을 성취해나가는 재미가 있다. 블록체인이든, 폴댄스든, 연애든, 깊은 수다든 나를 자극시켜주는 것에 희열을 느낀다.  내 주변을 열려있고 다양한 사고를 가진 사람들로 채우고 그 속에서 스스로를 알게 되는 것이 행복하다. 남는 건 인격의 성숙과 세계의 확장이더라. "

 

우먼스플라워 장채린 기자 


PHOTO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