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국가가 손대지 못한 일 해결한다는 매력에 입사 결정했죠"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동화영씨 인터뷰
“사각지대에 있는 작은 사회적 문제 해결하고 싶어”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에 올해 입사한 동화영(24)씨는 비영리 공익재단 ‘아름다운가게’에서 일한 경험이 진로 선택의 계기가 됐다.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은 사회적기업 육성과 진흥을 위해 설립된 공공기관이다. 동씨는 대학생 때 아름다운가게에서 2년간 일했다. 학창시절부터 양로원·복지관 등에서 봉사활동을 하면서 ‘사회적 의미’를 쫓고 싶었다고 한다. 우먼스플라워는 최근 동씨를 만나 취업 이야기를 들어봤다.

 

◇ ‘아름다운가게’에서 쌓은 기억, 입사로 이어져

 

-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이 생소한 이들도 많을 것 같다.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이라는 곳을 처음 듣는 분들도 많을 것 같다. 고용노동부 산하 공공기관으로 우리나라에 있는 사회적 기업의 설립과 운영을 돕고 있다.”

 

-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에서 어떤 일을 하고 있나?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네트워크 지원팀에서 근무 중이다. 사회적경제와 관련된 여러 조직과 사람들의 소통, 역량강화를 도와 사회적경제가 더 활성화되도록 지원하는 팀이다. 난 여기서 사회적 경제 조직 종사자 역량 강화 및 교육지원,통합지원기관 정산 등을 맡고 있다.”

 

- 이번이 첫 입사라고 들었다.

“정식으로 다닌 회사는 이곳이 처음이다. 그 전엔 헤드헌팅·인재 아웃소싱 업체에서 인턴으로 일하거나 공모전 등 대외활동을 했다. 대학생 때 ‘아름다운가게에서’ 2년 정도 일한 적 있다. 누군가 썼던 물건을 재정비해 필요한 사람들에게 공급하는 사회적 기업이다. 중고등학교 때 양로원·복지관 등에서 자주 일해 새로운 곳에서 봉사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지원했다.”

 

- 현 직장을 택한 계기는?

“‘아름다운가게’에서 일하면서 좋은 기억을 많이 쌓았다. 매일 아침마다 전국에서 들어온 새 물건들을 보면서 닦고, 진열하고, 사람들이 사가는 모습을 볼 때면 뿌듯했다. 재미에 더해 비즈니스·사회적 의미까지 갖춘 점도 마음에 들었다. 나중에 취업을 준비하면서 사회적 기업을 담당하는 공공기관이 있다는 걸 알았을 때 자연스럽게 지원하게 됐다.”

 

◇ “간과한 사회문제 돌아볼 수 있어”

 

- 일하면서 겪는 어려움이나 힘든 점이 있다면?

“신입이다 보니 사회적 기업 경험이 많은 분들과 일할 때 내 짧은 경험이 아쉬울 때가 있다. 민원을 처리하다 보면 가끔 이런 경험의 벽이 느껴질 때가 있다. 하루빨리 당당하게 일할 수 있을 정도로 경험과 능력을 쌓고 싶다.”

 

- 반대로 뿌듯할 때도 많을 것 같다.

“물론이다. 입사 전에도 이 기관에 대한 기대가 있었는데, 들어오고 나서 기대 이상으로 만족하고 있다. 정책포럼·국제포럼 등 사회적경제의 방향성을 다루는 포럼이 열릴 때, 선배들께서 신입들이 들을 수 있도록 배려해주시는 편이다. 장애인의 사회적 경제에 대한 수요·미혼모 지원·폐 플라스틱 처리·업사이클링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비즈니스를 넘어선 사회적 가치의 실현에 관해 이야기하는 걸 들으면서 많은 걸 배울 수 있다.”

 

- 특히 기억에 남는 내용이 있다면?

“7월 초에 열렸던 정책포럼의 주제는 사회적경제와 장애인이었다. 이 포럼에서 장애인들이 '살던 곳에서 아는 사람들과 함께 평생 사는 것'과 같은 비장애인들의 평범한 일상을 살려면 탄탄한 인프라와 높은 국민 의식 수준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그분들의 막막한 현실에 대한 울음과 함께, 헤쳐나가고자 하는 굳은 의지를 보면서 앞으로 진흥원에서의 내 역할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다. 그리고 여러 포럼과 행사에서 사회적 기업가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자신이 아닌 남을 위해 일하는 원동력이 뭘지 궁금하기도 하다.”

 

- 신입사원으로서 기대되는 일도 있을 것 같다.

“올해 안에 직무역량강화 세미나나 워크숍을 직접 기획할 기회가 올 것 같다. 어떤 연사를 모시고 어떤 프로그램을 열지 직접 타임테이블을 짜야 하는데, 긴장도 되지만 기대도 크다.”

 

 

◇ 사회적 기업 “국가가 손대지 못한 일 해결하는 것”

 

- 취업할 때 정보 등은 어떻게 얻었나?

“‘독취사’, ‘공준모’, ‘공취모’ 같은 카페를 활용했다. 많은 사람이 모이는 만큼 정보량도 많다고 생각했다. 실제로 퇴사자, 필기·서류 합격자 등의 후기를 보면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 또 카페에서 공공기관·공기업 모집 공고를 알려주는 ‘단톡방’도 이용했다. 자기 전이나 아침에 눈을 떴을 때 침대에 누워서 모집 공고를 확인하면 된다. 이 같은 프로그램을 통해 지원할 곳의 지원날짜·모집 인원·공고 발표일 등을 찾는 시간을 줄일 수 있었다.”

 

- 입사를 위해 어떤 것들을 준비했나?

“취업준비를 위해 해야 한다고 알려진 것들은 미리 해뒀다. 한국사능력검정시험·컴퓨터활용능력자격증·토익 등을 말한다. 공공기관을 입사할 때 봐야 하는 시험인 NCS(국가직무능력표준)도 함께 준비했다. 그리고 지원하려는 곳과 관련된 경험을 잘 녹일 수 있도록 자기소개서를 다듬었다.”

 

- 일하고 있는 곳에 취업하길 꿈꾸는 이들에게 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여느 공공기관과 비슷하게 필기를 통과하는 게 중요하다. 1차인 서류전형의 합격 배수가 높아 많은 이들이 필기에서 떨어트리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물론 서류전형에서 제출하는 자기소개서가 면접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중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필기에서 떨어지면 이를 못 보여주기 때문에 준비를 잘 해두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 면접 과정은 어땠나?

“인성면접과 상황면접을 봤다. 직원들의 됨됨이를 보는 것 같다. 사회적 경제에 대한 질문과 함께 ‘친구와 만들었던 가장 인상 깊은 기억’, ‘누구와 연이 끊겼던 경험’ 등을 물어봤다. 동기들과 이야기를 나눴을 때 합격자들 간의 뚜렷한 일관성은 보이지 않았다. 말을 당당하게 잘 했는데 떨어진 사람도 있고, 면접 중에 울음을 터뜨리거나 면접관이 화를 냈는데 붙은 사람도 있다.”

 

- 앞으로의 목표가 있다면?

“일단은 하루빨리 일을 배워서 제 몫을 하는 게 목표다. 장기적으로는 사회적 기업과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을 알리고 싶다. SK최태원 회장이 쓴 책에 ‘나라의 큰 문제는 경찰이나 군인이 지키고, 쥐처럼 들끓는 작은 문제들은 사회적 경제 조직들이 잡는다’는 내용의 구절을 본 적이 있다. 국가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사각지대에 있는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에 이바지하는 것만으로도 뿌듯할 것 같다.”

 

우먼스플라워 주동희 기자


PHOTO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