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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은 시들지만, 기억 속 생명력으로 남는 매력에 직업까지 바꿨죠"

플로리스트 김세라씨 인터뷰
사회복지사 출신으로 전업 성공
구독자 1만명 넘는 인스타 활동도
우아함 뒤에 숨겨진 열정과 노력 

플로리스트 김세라(34)씨는 꽃 사진으로 인기가 많다. 소셜미디어에서 1만명이 넘는 팬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에는 정오의 희망곡 등 라디오 방송과 강원MBC의 '강원365' 프로그램에 꽃을 통한 인테리어를 주제로 출연하기도 했다. 하지만 처음부터 플로리스트였던 것은 아니다. 사회복지사로 사회 첫 발을 디뎠다가 진로를 수정했다고 한다.

 

최근 우먼스플라워가 김씨를 만나 커리어와 직업관에 대해 물었다. 

 

 

◇제2의 직업 플로리스트

 

-플로리스트로 전업한 계기는

 

"나는 사회복지학을 전공한 사회복지사 출신이다. 그리고 파티스타일링에 관심이 많았다. 모임에서 꽃은 빠질수 없어서 혼자 꽃꽂이를 공부하다가 플로리스트로 직업을 바꿨다.

 

물론 창업까지 결심하는 데는 큰 용기가 필요했다. 물론 어떤 분야든 창업을 하는데 힘들지 않은 분야는 없을 것이다. 이미 존재하는 치열한 경쟁구도 속에 들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결혼을 하면서 지인이 없는 춘천에 내려왔기에 더욱이 쉽지 않은 일이였다. 하다가 안풀리면 다시 복지직으로 돌아가야겠단 생각도 했었다."

 

-어떤 노력을 했나.

 

"오픈초기에는 작업 전 미리 색연필로 그려가면서 색감배치를 연습했다. 배우고자 하는것이 있으면 부산이나 지방도 왔다갔다 하면서 배웠다. 전문성을 갖추는것 뿐 아니라, 매일 소셜 미디어에 작업물을 포스팅해 홍보를 했다. 또, 교회에서 지인들에게 꽃 클래스를 열어서 홍보하기도 했다. 크게 부담이 되지 않을 선에서 홍보를 시작했다. 많은 비용을 들이지 않더라도 같은 취미를 공유해서인지 자연스럽게 입소문이 났다. "


-힘든점은 없었나.

"근육통을 항상 달고 산다. 평소에 체력관리가 무척이나 중요한 직업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우아해보이지만, 일주일에 2~3번은 기본으로 새벽시장에서 꽃을 사입해야 한다. 결혼식이나 어버이날 같은 경우 일거리가 많아지기 때문에 체력소모가 상당히 큰 직업이다. 하지만 꽃을 통해서 ‘소중한, 날’(소중한 날짜와 소중한 나 자신의 이중적 의미)을 찾는 고객과 수강생들에게 ‘나 자신이 소중하다’라는 사실을 꽃에 담아내고 싶다는 생각으로 일을 한다. 오롯이 나를 위한 시간을 꽃을 통해 느껴보자는 것이다. "

 

 


◇플로리스트, 전문성과 창의성 필요한 직업

 

-트렌디한 아이템을 많이 제작하는데 비결이 있나. 

 

"용돈박스는 물론이고, 비누꽃과 목화, 카카오캐릭터를 이용한 꽃등 트렌디한 아이템을 발굴했다. 플로리스트에 입문한 이후, 잠자는 시간 빼고는  늘 꽃만 생각하고, 또 꽃을 공부했다.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꽃을 일상에 가깝게 접할 수 있을지 수도 없이 생각했다. 초기 자본은 해당 지역이나 장소에 따라서도, 어떻게 인테리어를 할것인지에 따라서도 너무나도 다른 부분이 크기때문에 금액을 제시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첫 시작은 크게 부담이 되지 않을 취미 선에서 시작하라고 조언하고 싶다. "


-프랑스에서 공부도 했는데.

 

"프랑스는 패션만큼 꽃문화가 발달해 있는 나라다. 패션이나 미술학도들이 유학을 가듯, 나도 꽃유학을 다녀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펜디, 루이비통 등 프랑스 유명 브랜드의 꽃을 담당하는 파스칼 르헤라는 전문가에게 인턴십을 받았다.  파리에서의 꽃수업은 많은 영감을 불러다 주는 시간이었다. 올해 7~8월에는 창업 전문가반을 수료한 학생들과 함께 다시 파리를 찾았다."

 

-일반적인 꽃집과는 다른 시도들을 많이 하는데.

 

"우선 플라워 콘서트를 기획했다. 꽃을 함께 만들고, 인디밴드 모던다락방을 초대해 맥주를 마시며 수다를 나눴다. 또, 꽃을 즐기고 싶어도 즐기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사람 그리고 사랑’을 기획했다. 사회복지사 시절 소외 계층을 많이 만났다. 다르다고 색안경을 끼며 보는 경우가 있어서 안타까웠고 이를 바로잡고 싶었다. 그래서 한부모가정, 다문화가정, 입양가정, 장애가정, 두부모가정, 조손가정들을 직접 만나 꽃을 만들고 경험하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 행복해 하는 모습에 내가 더 큰 선물을 받은 느낌이었다. "


 


◇소중한 나를 위한 위로, 꽃

 

-향후 계획은.

 

"어제나 오늘이나 한송이 꽃으로도 위로받을 수 있는 꽃 작품을 만들고 싶다. 또 나처럼 창업을 꿈꾸는 제2의 플로리스트들에게 진심어린 조언을 아낌없이 공유할 것이다. 일상에서 누군가에게 꽃을 받았다거나 꽃을 선물한 날은, 유독 선명하고 따뜻한 순간으로 마음에 남아있다. 시간이 지나면 꽃은 시들지만, 우리의 기억속에는 오랜 생명력으로 남게 된다. "

 

우먼스플라워 장채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