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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

원조 톱 모델 김선영이 말하는 '모델이라는 직업'

대한민국 3세대 탑모델 김선영씨 인터뷰
93년 데뷔해 1달 반만에 대한민국 정상으로
이제는 후학 가르치며 연기자에도 도전

 

장윤주, 송경아, 한혜진과 같은 '제4세대' 모델이 있기전 '3세대'가 있었다. 박영선, 진희경 등과 함께 '막내' 김선영이 있었다. 당시 그의 나이 21살, 1993년 10월에 데뷔해 2003년까지 눈코 뜰 새 없이 현장을 누볐다. 보그나 엘르, 마리클레르, 여성동아, 우먼센스 등 국내 주요 여성지의 지면에 나온 것은 물론이고, 애경화장품 모델, LG 냉장고, 또 축구선수 안정환과 광고를 촬영하기도 했다.  파리컬렉션을 비롯 세계 무대에서도 활약했다.

 

김선영(47)씨는 지금은 모델 지망생과 미인대회 참가자 등 후학을 양성하는 교육자로 변신했다. 동시에 연기자에 대한 꿈을 구체화시키고 있다고 한다. 우먼스플라워는 김씨를 만나 최근 근황과 인생 이야기를 들어봤다.  

 

 

◇10년간 쉼 없이 정상을 유지했던 원동력은 '쉼'

 

- 모델에 입문하게 된 계기는.

 

"하희라, 채시라 등 하이틴 스타들이 뜨던 시절이었다. 큰키에 깡마른 체형, 어깨까지 오는 단발머리, 중학교때부터 별명이 테리우스였다. 중학교 때부터 학교 앞에서 모델 관계자들에게 명함을 많이 받곤 했다. 운동, 예체능에 끼가 많아서 여자팬클럽까지 있었다. 사물함에 선물을 두고 도망가기도 했었다. 집에서 모델을 하는것에 대해 반대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생이 되어서야 기웃거리기 시작했다. 모델 협회에 잠시 방문했다가 우연한 계기로 모델계에 데뷔하게 됐다."

 

- 어린나이에 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힘든점은 없었나?

 

"계단식으로 차근차근 올라가 성공했었다면 중압감이 없었을 수도 있다. 데뷔하자마자 떠서 말그대로 두려울 게 없었다. 밀려드는 스케쥴을 감당하기 힘들었지만, 정상 자리를 언제까지 유지할지도 몰랐다. 어린나이에 계속해서 유지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었다.‘물들어올때 노를 계속해서 저어야겠다. 압박감은 사치다.’ 라고 하고 스트레스를 무시해버리곤 했다. 직업상 머리부터 발끝까지 사람 손을 많이 타는데다 새벽에 나가서 밤까지 여러 사람을 만나다 보니 나중에는 사람 대하는 것도 힘들었다. 남들이 보기에는 부러울 수 있지만 어린나이에 감당하기 힘들었던것 같다. "

 

- 스트레스를 어떻게 풀었나?

 

"명상을 통해 스트레스를 비워내고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더 나아가기 위해서도 잠시 멈추는 것은 필수적이다. 쉬어야만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갈 힘, 좋은 사람들과 차 한잔할 여유가 생겨나는 법이다. 처음에는 불안감, 압박감을 없애야 할 대상으로 여겼다. 안마시던 술을 잔뜩 마시거나, 다른 활동들로 해소하려고 했다. 열정적으로 플라멩고를 추기도 하고, 킥복싱을 배우며 돌파구를 찾았다. 하지만, 바쁜 내마음이 더 각박해질 뿐이었다. 내 마음 깊은 곳에서 올라오는 감정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나서야 여유가 채워지기 시작했다. 요즘에는 일의 성공여부와 관계없이 단단한 심지를 가지게 된 듯하다. "

 


◇차예린 등 후학들 지도…"워킹 처음인 후보자 멋지게 나설 때 보람"


-모델과 미인대회 워킹 지도자로 유명한데. 

 

"2007년도부터 워킹 교육을 시작해 햇수로 10년이 넘었다. 가르친 제자로는 미스코리아 출신 아나운서 차예린, 미스코리아진 이지선, 미스슈프라내셔널 세계대표 김제니 등이 있다. 지금도 미스퀸코리아 대회 참가자들을 지도하고 오는 길이다. 처음에는 그동안 활약해온 경험을 토대로 주입식으로 가르쳤지만 지금은 방침이 바뀌었다. 아기들을 키운다고나 할까. 걷기만 해도 감동인 것이다. "

 

- 미인대회의 경우 대회 한달만에 워킹을 완성하는데 어떻게 하나.

 

"미인대회는 힐을 처음 신어보는 참가자들도 꽤 있다. 조급해 하지 않는 것이 기본이다. 조급해지면 몸에 잔뜩 긴장이 배어 워킹이 나오질 않는다. 교육자로서 나는 후배들이 마음부터 편안하게, 즉, 그들이 마음껏 놀수 있는 장을 마련해주는데 신경을 쓴다. 발목을 다치거나 컨디션이 좋지 않으면 무조건 쉬게 하고, 체력이 안되면 운동을 해서 체력부터 만들고 오라고 한다. 전치 3주인 후보자, 워킹이 처음인 후보자도 대회에서 멋지게 자신을 표현할때 뿌듯함과 감동을 느꼈다. "

 

- 모델과 미인대회 워킹은 어떻게 다른가.

 

"모델은 옷을 보여줘야하고, 미인대회는 자신을 보여줘야 한다. 모델은 워킹의 전문성과 표현성이 요구된다. 어떤 디자이너의 옷인가, 어떤 컨셉인가에 따라서 워킹을 다르게 해야한다. 이 테크닉은 단기간에 완성할 수 없다. 반면, 미인대회 워킹은 기본적인 테크닉 보다 자신을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 높은 힐을 신고 워킹하는 것, 끼를 발산하는것보다 중요한 것은 후보자 개인이 자신의 모습에 편안하도록 해줘야 한다. 이것은 칭찬으로 부터 비롯다. ‘예쁘다’, ‘잘한다’  당연한 칭찬을 자꾸하면 의미없지 않냐고 하는데 아기가 말을 하고 걷는게 당연한 일인가라고 생각하려 한다."


◇"젊음은 영원히 꿈꾸는 자의 것, 오랜 꿈 연기자 도전하고파"

 

- 워킹 교육 이외에 하고 있는 것은.

 

"프로모션 일을 하고 있다.  브랜드 런칭 파티 같은 행사에서, 조명, 모델, 음악을 디자이너가 추구하는 스타일에 맞게 기획하는 일이다. 주제와 컨셉에 맞게 창의적으로 무대와 행사를 꾸며나가는 것이 흥미롭다. 최근 워커힐에서 웨딩 박람회 감독을 하기도 했다. 10년만에 다시 연기도 했다. '왕을 참하다'라는 영화에서 인수대비 역할을 맡았다. 또 가끔 쇼 컨셉상 연로한 모델을 찾을때 런웨이에 서곤 한다.(웃음) "

 

- 앞으로 계획은.

 

"어렸을 때는 유명한 사람이 되기를 꿈꿨다. 하지만 이제는 내가 받은 스포트라이트를 다른사람에게 비춰주고 싶다. 쌓아온 경력과 입지에 대해 자만하지 않고 차세대를 이끌어가는 책임감으로 여기려 한다. 또 더 늦기전에 연기에 본격적으로 도전해보려 한다. 사실 오래 전부터 배우를 해보고 싶었지만, 활동 당시, 연기자는 연기자, 모델은 모델이라는 인식이 강해 도전해보지 못했다. 학창시절 받은 명함 한 장을 시작으로 우연한 기회에 정상에 올라 커리어가 이어져왔다. 타고난 키와 운 때문인 것을 무시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이제는 스스로 찾고 구하고 부딪혀보고 싶다. 처음으로 돌아가 제자들과 함께 서로 배우며 끊임없이 성장을 하려한다.

 

우먼스플라워 장채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