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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가 좋아 시작한 배우, 그가 말하는 직업

신예 배우 이나현씨 인터뷰
발레리나 꿈꾸던 학생으로 연기 입문
SBS '착한 마녀전' 등에 출연하며 경력
동국대서 안톤 체호프 연구해 석사도

 

이나현(27)씨의 직업은 배우다. 안양예고를 거쳐, 동국대 연극학부와 동국대 영상대학원(공연예술학 석사)을 졸업했다. 단편영화, 뮤직비디오, 연극 등 다양한 장르에서 커리어를 이어 오고 있다. 어렸을 적 꿈은 발레리나였다. 어릴 적부터 무대에 서면서 연기를 배웠다. 이후 연기에 푹 빠져 무대와 카메라 앞을 가리지 않고 일한다고 한다. 우먼스플라워는 최근 이씨를 만나 직업으로서 배우와 일상에 대해 들어봤다. 

 

◇무대 위에서 작품에 몰입하며 희열

 

 

-어린시절은.

 

"발레리나가 꿈이었다. 초등학교 때부터 발레와 현대무용, 한국무용, 재즈댄스 등을 꾸준히 배워왔다.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무대에 설 기회도 꽤 많았다. 무대 위에서 온전히 작품에 집중하는 순간과 관객의 시선이 내게 모이는 순간에서 희열을 느꼈다. 연기에 흥미를 느끼게 된 것도 무대에 대한 욕심 때문이었다."


-예술대학에 진학했는데.


"고교 때부터 춤보다는 연기에 집중을 했다. 어머니의 권유로 안양예고 연극영화과에 진학했다. 무대를 즐기고 남들 앞에서 표현하는 것을 좋아하는 모습을 보고 권유하셨다. 안무를 통해 음악을 느끼고 그 안에서 표현하는 춤도 재미있지만, 연기는 작품을 분석하는 과정과 캐릭터를 구축해내면서 내가 다양한 모습을 가지게 된다는 것이 매력적이었다.

 

몸짓 하나, 대사 하나에 대한 치열한 고민은 기본이고, 무대 위에서 대본을 다양하고 풍성하게 풀어낼 수 있다는 것이 매력적이었다. 또 친구들과 하나의 작품을 만들어 내는 점도 즐거웠다. 대학 입시를 볼 때도 심사위원을 대상으로 내 1인 공연을 선보이러 다니는 기분이었다. 그동안 축적해온 연습량이 나를 도와주기도 했다."

 

 

◇"배우라는 직업, 작품으로 관객에 영향주는 것"

-직업으로서 배우란 무엇이라 생각하나.


"직업으로서 배우는 작품을 통해 관객에게 영향을 주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연기를 하면서 어려움이 있다면.

 

"대학교 4학년 때 아서밀러의 '모두가 나의 아들(All My Sons)'이라는 작품에서 아들을 잃은 엄마 역할을 했다. 또한 최근에는 단편영화 이별 없는 아침에서 신병 걸린 여성을 연기했다. 또 한 뮤직비디오에서는 주구장창 우는 연기를 했다.

 

이러한 인물의 슬픈 정서를 연기할 때 정서적으로나 체력적으로 영향을 받는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일상에서 겪는 스트레스가 극중 인물의 감정을 통해 해소되기도 한다. 인물의 어두운 정서를 연기 한다는 게 힘이 들 때도 있지만, 그 정서가 일상의 나를 정화시키기도 한다. "

 

-배우를 하며 감명 깊었던 경험이 있다면. 
"최근 진행한 공연에서 커튼 콜 때가 생각난다. 기분 좋은 웃음을 짓고 있던 관객들의 모습을 잊을 수 없다. 관객들의 만족한 모습에서 감동과 감명을 받았다."

 

-하루 일과는.
"최근 3개월간은 공연 때문에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연습실이나 극장에 갔다. 그리고 밤에 돌아왔다. 극장에 가고 분장을 받고, 또 몸을 푼 뒤, 밥을 먹고 공연을 하는 식이다. 공연이나 촬영이 없을 때에는 아침에 일어나 수영을 하고, 맘에 드는 독백을 연습한다. 나머지 시간에는 책이나 영화를 본 뒤 집 앞 수로를 걷는 것으로 하루를 마무리 한다. 요즘은 브이로그를 준비해보고 있다."

 

◇'미친 몰입도'의 배우 되고 싶어

 

 

-쉴 때는 뭐하나.

 

"집에서 아무것도 안하고 누워있으면 오히려 몸이 쑤신다. 보통은 음악을 듣고 영화를 보거나 산책한다. 가끔은 그림을 그린다. 카페에서 케이크를 먹으면서 책 읽는 것도 좋아한다. 때로는 혼자서 전시회를 관람하거나, 연습실을 예약해 춤 연습을 할 때도 있다."

 

-어떤 연기자로 남고 싶나. 

 

"내가 연기자의 꿈을 꾸게 된 것은 10년 전인 2009년 11월 대학로에서 본 한 연극 때문이다. 2시간 30분 정도의 연극이 10분만에 끝난 느낌이었다. 배우들의 높은 집중도가 신비로울 정도였다. 조명 아래의 순간, 관객의 박수갈채보다는 본질적으로 작품속 인물과 한몸, 한마음이 되는 희열을 느끼고 싶다. 작품 밖으로 뛰쳐나온 작품 속 인물 문자 그대로 '미친 몰입도'로 관객까지 끌어들이는 배우가 되고 싶다. 또한 어떤 역할이든 소화할 수 있는 믿고 보는 배우, 스크린과 무대에 경계가 없는 배우가 되고 싶다."

 

우먼스플라워 장채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