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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정용진표 광군제’ 쓱데이…하루에 이마트 두 번 가봤다 

11월 2일. 정용진(신세계 부회장)표 광군제(光棍節)라 불리는 ‘쓱데이’가 열리는 날이다. 쓱데이는 신세계그룹의 이니셜인 SSG를 한국식으로 ‘쓱’으로 읽게 된다는데서 착안한 마케팅이다.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 중국의 광군제처럼 매년 하루를 정해 연간 대표 쇼핑데이를 만들겠다는 포부다. 국내에서는 그동안 정부 차원에서 코리아세일페스타 등의 행사를 했지만 그리 호응이 크지는 않았다.

 

이날 신세계그룹은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 이마트 트레이더스, 이마트24, 신세계면세점, 신세계사이먼 등 주요 계열사들을 총동원해 할인전을 펼쳤다. 
 


우먼스플라워가 찾은 경기 고양 이마트타운은 오픈 시간(오전 10시)을 한참 앞둔 오전 9시에도 이미 지하2층 주차장이 절반 이상 차 있는 등 인산인해를 보였다. 사람들의 줄이 가장 긴 곳은 창고형 할인매장 트레이더스였다. 트레이더스는 대표 상품인 65인치짜리 UHD TV를 내놨다. 무려 37만 8000원이다. 10시 정각이 되면서 문이 열리자 녹색 카트를 잡고 있던 인파들은 빠르게 TV를 집어갔다. 
 
이마트 매장에도 인파는 몰려 있었다. 바나나 등 인기 과일에 대해 1+1 행사를 한 것은 물론, 초코파이 등 제과류 1+1 행사가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하이라이트는 한우자조금과 콜라보레이션한 한우 50% 할인 행사였다. 하지만 워낙 TV를 들고 뛰는 인파가 많아 다른 쇼핑객들은 눈에 들어오지 않을 정도였다. 취재를 겸한 쇼핑을 간신히 마치고 집에 돌아왔다. 
 

오후 4~5시가 넘어서부터, 지역 맘카페와 소셜 미디어를 중심으로 이마트 한우를 득템했다는 소식들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취재 때문에 쇼핑은 제대로 하지 않았던 오전의 나 자신이 한심해 지는 순간이다. 왜 굳이 트레이더스의 TV 인파에 홀려 정작 어제부터 기다려왔던 한우 세일을 놓쳤단 말인가. 다시 차를 끌고 이마트 미아점으로 나섰다. 인근 하월곡점은 주차와 동선이 편리해 인파가 너무 몰리니, 다소 동선이 불편한 미아점으로 가면 한우를 살 수 있을까 하는 실낱같은 기대를 안고서 말이다. 

 


기대는 판판이 깨졌다. 한우 매대는 거의 텅 비어 있었다. 일부 쇼핑객들은 점원에게 “혹시 한우 남는 것 있을까요”라고 물었지만, “매대에 없으면 끝난 겁니다”라는 답을 듣고는 발길을 돌렸다. 60대 이상 어르신들은 달달한 제과류 쪽을 쓸어갔다. 밤 10시가 다 된 시각이었지만, 오예스나 초코파이 등의 1+1 항목을 하나씩 체크하는 모자, 부자, 부녀들의 모습이 정겨웠다. 라면 코너 역시 개당 380원씩 싸게 판매하는 등 '미끼 상품'으로서 역할을 톡톡히 했다. 
 
결국, 이마트에서 한우는 사지 못했다. 마침 생각난 것이 있었다. 또 다른 대형마트 홈플러스에서 맞불을 놓으며 ‘블랙버스터’ 행사를 한다는 이야기가 생각났다. 맘카페에서도 역시 후기가 있었다. 비록 우족, 사골 등 일부 부위만 50% 할인을 하고, 한우 육류에 대해서는 40% 할인을 한다는 소식이다. 10%포인트가 아쉽긴 하지만, 한우를 간만에 아이에게 먹일 수 있다는데 10%포인트 손해가 무슨 의미인가. 빨리 차를 돌려 홈플러스 월곡점으로 나섰다. 
 


딱 3팩. 남아 있는 한우 등심 1+ 구이용의 물량이다. 밤 10시 42분 정가 2만7770원하는 한우 1+ 등심 구이용 246g을 40% 할인된 1만6660원에 구매했다. 그리고는 집으로 부리나케 돌아와 아이를 재웠다. 그래, 내일 저녁은 한우 반찬이다. 
 
고양·서울=우먼스플라워 박종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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