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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대 미 우주기술 이끈 수학 천재 캐서린 존슨 별세


 
냉전시대 NACA(미 항공자문위원회, NASA의 전신)미국 우주기술의 수학적 토대를 만들어온 천재 수학자 캐서린 존슨이 24일(현지시간) 별세했다고 영국 BBC 등 외신들이 전했다. 향년 101세.  
 
존슨은 1918년생으로 미국 웨스트버지니아 출생이다. 어릴 때부터 수에 밝았다고 한다. 영국 BBC에 따르면 존슨은 “나는 모든 걸 셌다. 교회를 가는데 몇 발자국일지도 세고, 내가 설거지한 그릇이 몇 개인지도 셌다. 내가 셀 수 있는 것은 모두 세는 사람이었다”고 회고했다. 
 
1900년대 초반 미국에서도 여성 차별, 그 중에서도 유색인종 여성에 대한 차별은 만연했다. 하지만 그는 그 모든 제약을 뚫어낼 정도로 공부를 잘했다. 고교를 14세에 졸업하고 대학을 18세에 졸업했다. 이를 두고 “여자는 8학년(중2)까지만 다녀도 사치라 부르던 시절에 더더욱 인상적인 성취”라는 평이 나온다. 
 
교사와 전업주부 등으로 일했던 존슨은 1953년 NASA의 전신인 NACA에서 일하기 시작한다. 그는 셈에 탁월해 아예 직함이 ‘컴퓨터’였다. 우주비행의 궤도 등을 수학적으로 분석하는 일이다.
 
존슨의 능력은 냉전시기 미국과 구 소련이 우주 기술을 경쟁할 때 빛을 발했다. 존슨은 소련의 스푸티니크 우주선 발사 당시 이를 수학적으로 분석해 내는 리포트를 썼다. 또 존슨은 미국인 우주인 앨런 셰퍼드를 우주로 보내는 임무에서도 수학적으로 기여했다. 때로는 컴퓨터가 한 연산에 대해 인간 컴퓨터인 존슨이 재차 확인하는 일도 있었다. 존슨의 일대기는 지난 2016년 개봉된 영화 ‘히든 피겨스’로 다뤄지기도 했다. 
 
아무리 뛰어난 존슨이라도 그 당시 엄연히 유색인종으로서 느끼는 차별이 있었다. 이에 대해 존슨은 “너무 바빠서 차별을 고민할 새도 없었다”고 말했다. 존슨은 또 부친이 전해준 교훈을 늘 되새겼다고 한다. “내 아버지는 항상 ‘네가 이 동네 다른 애들과 똑같이 훌륭하다. 하지만 너도 나은건 없다’고 가르쳤다. 나는 열등감은 없다. 나도 다른 사람만큼 훌륭하다. 하지만 더 나은 것도 없다.” 세상을 풍미한 우주 전문 천재 수학자의 짧지만 간결한 교훈이다.
 
우먼스플라워 박종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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