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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신문사→결혼정보→알바천국…90년대생 직장인의 하루는

IT 기반 물류스타트업 바로고 김가현 매니저
“괴로워하는 모습 싫어” 첫 직장 신문사 떠나
결혼정보회사, 알바천국 거쳐 바로고로 이직
“퇴근 후에는 필라테스하거나 인맥 관리”

 

‘90년대생이 온다’는 책까지 나왔지만, 정작 30~50대 기성세대는 90년대생을 너무나도 모른다. 분명 90년대생은 이전 X세대와는 감성이나 일하는 방식 등이 다르다. 하지만 2019년 동시대를 살아가는 동료 직장인이라는 점에서는 또 비슷한 점이 많다. 또한 이전과는 달리 대기업 불패신화나 평생 고용이라는 패러다임이 사라졌고, 일자리에 대한 불안감은 이전 세대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커졌다. 

 

김가현(27)씨는 그런 90년대생 직장인 중 하나다. 그는 IT기반 이륜물류 스타트업 ‘바로고’에서 일하고 있다. 바로고는 배달앱 등과 협업해 식당과 라이더(배달 직원)를 연계해 주는 서비스다. 직급이 따로 없는 회사라 매니저라는 호칭을 쓴다고 헀다. 우먼스플라워가 김씨를 만나 직장 이야기를 들어봤다.

 

-당신은 누구인가
“근거리 이륜물류 IT 플랫폼을 운영하는 스타트업 바로고에서 일하는 스물 일곱 직장인이다.”

 

 

-원래 물류 쪽에 관심이 많았나. 대학에서 전공을 뭘 했나.
“학부에서 경영학과 신문방송학을 전공했다. 사실 처음부터 물류 분야로 진출한 것은 아니다. 경인 지역 신문사에서 기자로 일하다가 두 차례 이직을 거쳐 바로고에서 일하게 됐다.”

 

-학창시절에 대해 말해달라. 
“욕심이 참 많았던 것 같다. 학보사 활동도 3년 했고, 아르바이트나 외부 활동도 쉼 없이 했다. 휴학 한 번 안 하고, 그 흔한 유럽 여행 한 번 못 가보고 스물 둘에 졸업했다. 하지만 그만큼 경력을 빨리 쌓았고 또래 대비 상대적으로 노련할 수 있어서 후회는 없다.”

 

-첫 직장은 기자였는데. 왜 그만뒀나. 
“경찰서와 교육청을 출입하는 사회부 기자로 일했다. 기자로써 사명감도 있었고, 뿌듯함을 느끼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담감’이 컸던 것 같다. 내 기사로 인해 여러 사람이 곤란해지는 모습을 보는 것이 좀 힘들었다. 게다가 펜이 가진 힘을 버티기엔 좀 어린 20대 초중반이라는 나이 탓도 있었던 것 같다.”

 

-지금 다시 기자를 하라면 잘 할 것 같나.
“노 코멘트하겠다(웃음).”
 
-이후 어디를 거쳤나. 직장에서 대표적인 업적이 있다면. 
“이후 결혼정보회사와 알바천국을 거쳐 현재 바로고에서 근무하고 있다. 나이가 어려 대표적인 업적이라고 내세우기는 좀 부끄럽고, 일복은 많았다. 결혼정보회사에 입사 하자 마자 우리나라 저출산 이슈가 크게 터졌고, 알바천국에 입사한 뒤에는 최저임금이 전년대비 10.9%나 올랐다. 그리고 지난해 10월 바로고에 입사한 뒤에는 배달 산업이 크게 주목받고 있다. 매년 핫한 이슈의 중심에서 일하는 것이 내 복이라 생각하고 있다.”
 
-현 직장인 바로고에 입사하게 된 이유는.
“우연한 계기가 있었다. 원래 요식업에 관심이 많다. 그래서 뜨는 카페나 빵집, 식당 등 맛집을 찾아다니는 것을 좋아한다. 그런데 소문난 맛집 중에서도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 있었다. 그래서 배달서비스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우연히 ‘바로고’의 채용공고를 보게 됐고, 입사하게 됐다.”

 

“아이 키우기 좋은 회사에 매력”
-바로고에 대해 소개해 달라. 
“바로고는 근거리 물류 IT 플랫폼을 운영하는 스타트업이다. 쉽게 말하자면 최종 고객이 따뜻한 음식을 원하는 곳에서 맛있게 드실 수 있도록 배달 서비스를 제공한다. 배달 서비스뿐 만 아니라 사장님이 배달을 통해 효율적으로 추가 수입을 낼 수 있도록 배달 컨설팅도 제공한다.”
 


-주 4.5일 근무제를 시행하는데. 하루 일과는 어떻게 되나.
“우리 회사 직원들은 월요일마다 오후 1시에 출근한다. 물론 오전 당직을 설 때도 있지만, 되도록 주 4.5일 스케줄을 대부분 지킨다. 월요일 오전시간에는 운동이나 개인 정비시간을 갖는다. 나는 홍보 겸 대관을 맡고 있다. 오전에는 보도자료 배포를 위한 사전작업이나 취재 요청 대응 등을 하고, 오후에는 내부 프로젝트성 업무를 주로 한다. 또한 관련 정부부처에 대해서 대관 업무도 겸하고 있다. 여러 이해관계자들의 입장을 이해하는 과정이 꽤 재미있다.”

 

-여성 직원의 비율은 어느 정도인가. 
“여성 비율이 30% 정도다.”

 

-여성이 일하기 좋은 직장인가? 
“‘여성이 일하기 좋은 직장’이라는 표현보다, ‘아이 키우기 좋은 회사’라는 표현이 맞는다. 요즘은 남성들도 육아에 적극적으로 참가하기 때문이다. 우리 회사 직원들만 하더라도, 월요일 한 시 출근을 활용해 아이를 어린이집에 데려다 주고 출근하는 아빠들이 꽤 많다. 또한 회사에서 야근을 지양하고 휴가를 독려하는 분위기이기 때문에 퇴근할 때나 휴가를 쓸 때 눈치보지 않는다.”

 

-라이더 관리가 회사의 핵심일 것 같은데. 
“그렇다. 배달 수요와 공급을 맞추는 일이 쉽지 않다. 배달 주문량이 해가 갈수록 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라이더들이 조금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또 업(業)에 대한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여러 가지 방면으로 지원책을 마련하고 있다. 예컨대 라이더를 위한 보험을 마련하고, 배달 도구나 장비, 굿즈를 개발해 지급한다. 
바로고 본사 직원들 스스로도 라이더들의 파트너이자 동반자라는 마인드로 일하고 있다.”
 
-퇴근 후에는 뭘 하나? 여가나 취미 활동이 있는지. 
“퇴근 후에는 주로 운동을 하거나, 사람들을 만난다. 1~2년 전까지는 헬스를 했는데, 최근에는 필라테스에 푹 빠져 있다. 필라테스를 하면서 허리통증이 사라졌다. 운동을 하면서 일의 집중도도 높아지고 체력이 좋아지는 것을 느껴서 시간을 내서라도 꼭 운동을 한다.


또 나는 사람들과의 네트워킹을 꽤 중요시하게 생각하는 편이다. 퇴근 후에 독서모임 등에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 것을 좋아한다. 나의 사고나 경험이 확장되는 느낌이 들기도 하고, 긍정적인 자극을 받을 수 있다.”
  
-향후 계획이나 포부는.
“우선 이 회사에서 잘 적응하고, 회사에 꼭 필요한 사람으로 남는 것이 중요하다. 장기적 목표로는 새로운 사업을 구상해 보고 싶다. 하지만 우선은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맞기에 바로고에 있으면서 ‘배달’과 ‘라이더’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키고 싶은 욕심이다.”

 

우먼스플라워 박종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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