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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초콜릿 유명한 가나, 소렌토 많이 돌아다닌다는데…

[주부, 두바이에 가다 ③] ‘미래도시’ 박람회에 도전장 낸 아프리카 도시들 

 

두바이 하면 관광이 떠오른다. 버즈알아랍에서부터 주메이라비치까지 기라성 같은 관광 인프라가 있다. 많은 한국인들이 관광을 위해 두바이를 방문한다. 하지만 두바이는 동시에 글로벌 금융 겸 산업 허브다. 에너지 부호 토후국인 아부다비의 지원을 차치하더라도, 두바이는 전세계의 일류 기업들이 몰려드는 허브다. 아랍에미리트 정부에서 스타트업을 육성하려는 것 역시 오일 머니 리더십을 바탕으로 글로벌 허브로 크는 두바이가 세계 스타트업 허브로 다시 한 번 점프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일 것이다. 

 

그런 점에서 미래도시 박람회가 주는 의미는 적지 않다. 전세계에서 유망주를 자처하는 미래도시들이 중동의 부호들에게 투자의 손길을 요청하는 모양새다. 박람회 참가자나 관람객 중 한국인은 많지 않았지만, 이들 참가 도시들이 자신들의 미래에 대해 피칭하는 장면은 한 번은 들여다 볼 가치가 충분히 있었다. 취재차 출장을 다녀온지 몇 달이 지나 연재를 재개하는 것은 두바이에서 겪었던 ‘갑질’ 때문이다. 
 


두바이월드트레이드센터에서 열렸던 미래도시쇼에는 아랍에미리트, 사우디 등 중동 국가 외에, 모스크바시, 카자흐스탄 정부, 브라질 정부 등에서 투자청 직원들을 내세워 부스를 열었다. 눈에 띈 것은 소말릴랜드, 민주콩고, 가나, 나이지리아 니제르주 등 아프리카 지역이었다. 단순히 돈을 원조해달라는 것이 아니라, 투자에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적극 어필했다. “저희 달라졌어요”라는 식의 말도 들려왔다. 
 
가나는 우리의 편견대로 초콜릿이 유명하다. 초콜릿의 원료인 카카오의 주된 산지다. 카카오를 활용한 공장을 짓고 수출까지 해가라는 식의 접근은 기본이다. 현지 정부에서 유망 산업으로 육성하려는 것은 자동차 산업이다. 독일 등 선진국과 논의가 활발하다고 한다. 엘란트라, 소렌토 등 한국 차량이 많다. 부스에서 만난 투자청 관계자는 한국 자동차를 자국에서 생산할 수 있지 않느냐는 논리도 펼쳤다. 타 아프리카 국가와 마찬가지로 삼성 제품이 인기가 많다. 투자청 관계자는 “인구 4억명인 서아프리카 시장의 허브가 될 곳이 가나”라며 자신했다. 가나 자국의 인구는 약 3000만명이다. 


우간다도 부스를 차리고 있었다. 우간다 정부에서 선호하는 투자 종목으로는 우선 농산물이 있다. 우간다는 기본적으로 농업 위주의 경제구조이고, 세계 3위 바나나 생산지이기도 하다. 아프리카에서 커피 생산 8위다. 약간 생소할 수 있지만, 관광도 주력 분야라고 한다. 우간다에는 세계에 있는 새(鳥) 종의 11%(1072종)가 있다. 아프리카 전체의 새 중 50%가 우간다에 있다. 그 외에 광산 개발, 정보통신, 제조업 등도 현지 정부에서 육성하는 분야이기도 하다. 부스에서 만난 투자청 관계자는 “아직 우간다는 농업이 주된 산업으로, 해외 자본을 유치하면 인프라를 세워 생산성을 개선하고 싶다”는 정도의 발언만 했다. 
 
오히려 적극적인 것은 민주콩고였다. 콩고민주공화국이 정식 국호다. 민주콩고는 오랜 내전과 에볼라 바이러스 창궐로 나라가 혼란하지만, 워낙 광물 자원이 많아 전세계의 러브콜이 그동안 꾸준해왔다. 현지 공무원들의 부정부패 역시 대단하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공항 활주로에서 승객의 짐을 트집 잡아 100달러씩 요구했었다. 하지만 요즘은 적극적으로 해외 투자를 유치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최근에는 친 기업 정부를 표방하고, 정부의 투자유치 및 해외 기업 입주를 돕는 에이전트까지 두고 있다. 정부에서는 삼림, 제조, 관광, 농업, 광물, 에너지, 인프라 등의 분야에서 해외 투자를 유치하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겸손한’ 나라 프로필을 건네던 소말릴랜드도 기억에 남는다. 알리 후세인 누르 비그시 소말릴란드 농수산부 국장이 건넨 나라 프로필에는 이런 내용도 있다. “소말릴랜드는 아직은 국제적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소말릴랜드는 정치적 안정성을 꽤 이뤘고, 민주정부를 건설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 노력은 국내외에서 인정받고 있다. 다당제가 있다.” 진실성만큼은 인정하고 싶었다. 
 
두바이(아랍에미리트)=우먼스플라워 박종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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