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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몰 창업 준비하는 바리스타 “마음 가는 일은 일단 해보는 게 전략”

바리스타 최서라씨 인터뷰
피부관리사, MD 거쳐…바리스타로 일하며·쇼핑몰 준비
"일자리 거절 않고 열심히 하다보면 제안 이어져"

 

“신중함과 쓸데없이 고민이 많은 것은 달라요. 마음 가는 일이 있으면, 일단 해봤으면 좋겠어요.”

 

영국계 구매대행 회사 상품기획자(MD), 커피전문점 바리스타 등을 거쳐 현재 합정의 카페 ‘쇼파르’에서 근무하고 있는 최서라(27)씨가 말한 직업관이다. 그녀 역시 한 명의 평범해 보이지만, 열정과 꿈이 있는 여성 직업인이다. 

 

취업 과정에 대해 묻자, 그녀는 스카이다이빙 이야기를 꺼냈다. “주위에서 한창 취업준비를 할 때, 돈을 모아서 스카이다이빙을 하러 외국으로 간 적이 있어요. 스카이다이빙을 못해보면 제대로 걷지도 못할 나이가 됐을 때 아쉬워할 것 같았거든요.”

 

하지만 레포츠만 즐기면서 놀았다고 보기에는 너무 열심히 살았다. 취업준비를 안해봤다는 사람이 어떻게 꾸준히 경력을 쌓았냐고 묻자, 최씨는 “잘 모르겠다”며 웃었다. 그리곤 민망하다는 듯 답했다. “일할 기회는 거절하지 않아요. 맡은 일, 좋아하는 일은 열심히 하고요. 그러다보니까 언제부턴가 주위에서 계속 불러주시더라고요.” 일문일답 형식으로 그녀의 취업 준비기와 경력 관리, 꿈에 대해 물었다.

 

◇ 피부관리·MD 거쳐 바리스타까지

 

- 현재 하고 있는 일이 궁금하다.

“카페 ‘쇼파르’의 바리스타다. 그룹 ‘볼빨간 사춘기’가 아티스트로 있는 ‘쇼파르 뮤직’에서 운영하는 카페로 인디 뮤지션들의 공연 등을 볼 수 있는 공간이다. 오픈 때부터 일하기 시작해서 지금 2년째 근무 중이다.”

 

- 전엔 어떤 일을 했나?

“일본 의류 매장에서 일하면서 구매대행을 했다. 그 뒤엔 영국의 구매대행 회사에서 MD로 일했다. 한국에 돌아온 뒤엔 엔제리너스 본점에서 바리스타로 일했던 경험을 살려서 현재 직장에 들어왔다.”

 

- 경력이 다양한데 대학에서 어떤 걸 전공했나?

“원래 패션쪽에서 일을 하는 게 꿈이었다. 관련 학과와 학교에 합격했지만 부모님 추천으로 미용쪽을 전공하게 됐다. 마사지·마스크 등으로 피부를 관리해주는 에스테틱을 공부해 졸업한 뒤 샵에 들어갔는데 적성에 잘 안맞았다. 특히 손이 작고 힘이 없어서 경락을 할 때 어려움이 많았다.”

 

 

◇ “좋아하는 일, 거창하게만 생각하진 않았으면”

 

- 구매대행 일은 어떻게 시작했나?

“샵을 그만두고 패션 공부를 하기 위해 일본으로 갔다. 유학 중에 한국에 있는 지인들에게 ‘꼼데가르송’이나 ‘슈프림’ 옷을 사다 달라는 연락을 자주 받았다. 일본에서 3만원 정도에 파는 슈프림 모자가 한국에서 10만원에 팔리는 걸 보고 아르바이트 삼아 중고 사이트에 새 제품을 한국 최저가보다 싸게 팔았다. 그때 쯤 의류 매장 일도 같이 했는데 적성에 잘 맞았다.”

 

- 어떤 점에서 적성에 잘 맞았나?

“손님들이 원하는 제품을 추천해주고, 새로운 스타일을 시도하는 손님에게 어떤 게 어울릴지 같이 고민할 땐 이 일을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거짓말을 잘 못해서 손님한테 옷이 안어울리면 얼굴에 난처해하는 티가 나는 편이다. 오히려 그런 모습을 좋게 봐주셔서 믿고 찾아오는 손님도 많았다. 이후에 영국에서 잠시 지낼 때도 경험을 살려서 명품 구매대행 회사 MD로 일했다.”

 

- 대학교 입학 전부터 꿈꿨던 일을 할 때 들었던 생각은?

“주위를 둘러보면 자신의 적성에 맞는 일이나 꿈꿔왔던 일을 할 기회가 생각보다 많다고 생각했다. 사람들마다 처한 상황과 환경이 달라 쉽게 말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좋아하는 일을 하려면 거창한 준비를 해야한다는 편견 때문에 눈 앞에 있는 기회를 놓치는 일은 너무 아쉬운 것 같다.”

 

 

◇ “신중한 것과 고민많은 건 달라”

 

- 적성에 잘 맞는 일을 그만두고 바리스타 일을 시작한 계기는?

“한국으로 돌아와서 바리스타 일을 시작했다. 쇼핑몰을 차리는 게 꿈이지만, 현실적으로 그때까진 다른 일을 해야하지 않나. 대학교 때 엔제리너스 본점에서 바리스타로 일한 경험을 살려 지인의 제안으로 쇼파드에 들어왔다. 일할 기회가 있으면 거절하지 않고, 맡은 일은 무조건 열심히 하는 편이다. 그래선지 주위 사람들에게 함께 일하자는 제안을 자주 받는다.”

 

- 카페에서 일하는 데에 어려움은 없나?

“마냥 재밌다. 이왕이면 일은 재밌게 하려고 생각하는 편이다. 음악을 좋아하다보니 금요일마다 인디밴드 공연을 보는 것도 재밌고. 점장과 친해지면서 카페 운영에 의견을 낼 때도 있는데 소통하는 재미도 크다.”

 

- 쇼핑몰 창업 준비는 어떻게 되가나.

“최근 지인과 쇼핑몰을 준비하다가 중단했다. 몇 개월에 걸쳐서 샘플을 준비하고 사이트까지 만들었는데 동업자의 개인적인 일로 멈추게 됐다. 동업이 생각처럼 쉽지 않다는 걸 알게 됐고, 여러 변수를 고려하면서 신중하게 동업자를 택해야 한다는 걸 배웠다. 사실 기대가 큰 만큼 좌절도 많이 했는데, 덕분에 쇼핑몰 창업에 대해 조금 더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비슷한 길을 가려는 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신중한 것과 고민이 많은 건 다르다. 사실 무작정 하고 보는 성격 때문에 최근에 일을 조금 겪었지만, 한편으론 겪어보기 전까지 깨닫거나 배우기 힘든 문제라고 생각한다. 신중한 태도는 필요하지만, 지나치게 고민하느라 기회를 놓치는 건 다른 문제다. 그러다가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놓쳤을 땐 시간이 지나서도 아쉬워 할 것 같다.”

 

우먼스플라워 주동희 기자